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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수갑서 손이 '쓱'…구속 절도범 호송 중 줄행랑

By Yonhap

Published : Dec. 20, 2019 -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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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아파요!"

호송 과정에서 도주해 반나절 넘게 행방이 묘연한 절도범 A 씨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이틀째 복통을 호소했다.

19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주택침입 금품절도 혐의로 이달 15일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도주 전날인 18일 첫 복통을 호소해 경찰서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았는데 이때는 아무 일이 없었다.


(게티이미지제공=연합뉴스) (게티이미지제공=연합뉴스)

그러던 19일 오전 8시께 A 씨는 또 복통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형사들은 치료를 마친 A 씨에게 수갑을 채웠다.

관련 지침상 호송 때 수갑이나 포승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외부노출을 막기 위한 가리개 등 필요한 조치를 해서 수치심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두 번째 병원 치료 이후 상황은 전날과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수갑을 찬 A 씨는 형사들에게 어지럽다고 말했고, 휠체어에 탄 채 호송 차량으로 향했다.

돌발상황은 A 씨가 호송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에 발생했다.

A 씨가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서 형사들을 밀치고 병원 앞 도로를 향해 도주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A 씨 한쪽 손이 수갑에서 빠지면서 사실상 두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돼 전력 질주가 가능했다.

경찰은 A 씨가 달아날 당시 공교롭게도 다른 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어 제때 추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수갑만 제대로 채웠더라도 A 씨 도주를 막거나 도주했더라도 곧바로 붙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형사들을 비상 소집해 A 씨를 추적하고 있으나 날이 저물도록 성과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체구가 비교적 왜소했고 필사적으로 수갑에서 손을 뺀 것으로 보인다"며 "수갑 관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