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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도심 아파트 단지에 때아닌 애벌레떼 '화들짝'

By Yonhap

Published : Nov. 4, 2018 -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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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이 어는 추위 속에 청주 도심의 아파트단지에서 때아닌 애벌레떼가 출현해 주민들의 애를 먹이고 있다.

3일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 일부 아파트단지에 송충이를 닮은 애벌레떼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단을 중심으로 아파트 외벽과 인도 등에 십수 마리가 떼를 지어 기어 다니는 바람에 주민들은 기겁을 한다.

한 주민은 "온몸에 털이 나고, 혐오스럽게 생긴 애벌레가 곳곳에서 기어 다녀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아이들이 무섭다고 아우성이다"며 "여름에나 보던 애벌레가 왜 겨울 문턱에 극성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이 애벌레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이다.

1960년대 성장이 빠른 미국산 플라타너스를 대량으로 들여올 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흰불나방은 유충 시기에 수종을 가리지 않고 잎맥만 남을 정도로 잎을 갉아먹는 해충이다.

개체 수가 많을 때는 나무 한 그루의 잎을 먹어치우는 데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습격을 당한 나무는 광합성을 하지 못해 이듬해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다 큰 유충은 크기는 3㎝에 달하고, 혐오스럽게 생겨 미관에도 좋지 않다.

사람의 몸에 닿으면 피부병이나 각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보통 유충 상태로는 5∼6월, 8∼9월 등 연 2차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출현 시기가 길어져 10월부터 11월 초까지 연 3차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평년 기온이 올라가면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요즘 같은 쌀쌀한 가을에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다만 여름철과 달리 잎이 떨어지는 시기라 나무 피해는 덜한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동면 준비에 들어가 곧 사라질 것"이라며 "인체에 피해가 없도록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