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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초, 54년만에 바꾼 이름 ‘용암초’

By Lim Jeong-yeo

Published : Aug. 31, 2017 -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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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대변리에 위치한 대변초등학교가 용암초등학교로 개명한다.

31일 학교 측은 총동창회에서 공모한 이름 중 용암초가 만장일치로 단독 추천됐다고 발표했다. 용암은 대변마을의 옛 지명으로,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으로 대변으로 불리기 직전까지 사용된 마을명이라고 전해졌다.

이 학교는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 교명 때문에 놀림과 상처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963년 개교한 이후 반 세기만에 교명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교명을 둘러싼 ‘웃픈(웃기고 슬픈)’ 사연은 수도 없이 많다.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는 축구대회 때 학교 이름으로 “냄새난다. 저리가라” 놀림 받자 아이들이 평정심을 잃어 박빙이던 승부를 진 적이 있다. 부산시 전체 학교발표회에서 지역대표로 참가한 대변초 영어 뮤지컬팀 학생들이 학교명에 관중이 폭소하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어느 학교를 다니냐”는 질문에는 위축되어 답을 피하거나 입을 꾹 다물어 버리는 학생들을 보자 놀림이 계속되면 아이들의 인성에도 문제가 올 수 있겠다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한다.

동네 주민의 대부분이 이 초등학교의 동문으로, 이번 교명 변경 운동에 힘을 실어주었다.

학교는 교명이 바뀌기까지 공약을 세운 부회장과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학생들, 그리고 언론의 관심이 더해져 전교생 77명의 작은 학교가 숙원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