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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의 감독, 배우 도전기

하정우 (37)는 다양한 색깔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영화 ‘추격자’ 속에서는 사이코패스 킬러로, ‘러브픽션’ 에서는 능청스러운 로맨티스트로, 가장 최근작 ‘군도: 민란의 시대’ 에서는 대머리 백정 돌무치로 활약했다.

배우로서 충무로 정상의 위치에 섰음에도, 그는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그의 새해 첫 영화인 ‘허삼관’에서 하정우는 주연배우이자 감독을 맡았다. 2013년 첫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 이후 두 번 째 도전이다.

“사실 ‘롤러코스터’는 제 입맛대로 제가 웃기고 재미있으면 됐었어요. 하지만 너무 개인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허삼관’은 그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하고 같이 이야기하며 같이 만들어야겠다고 생각 했죠.”



13일 오후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감독이자 배우인 하정우의 두 번째 감독 도전기를 들어봤다.

‘허삼관’은 중국 베스트셀러 작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매혈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1950~60년대 충남 공주에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이 11년간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의 가족영화이다.

하정우는 ‘허삼관’ 이라는 캐릭터를 책에서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입체적이며 영화적인,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그에게 ‘허삼관’역 제의가 들어온 것은 2011년이다.

“소설은 너무 재미있게 읽었지만 못한다고 했어요. 40대 연령대를 연기할 수 가 없었다고 했죠. 눈과 나이의 깊이감은 CG로도 표현이 불가능 하니까요. 그래서 대표님께 40살이 넘으면 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대표님이 어느 날 저에게 위화 작가가 더 이상 판권 연장을 안 해준다고 말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판권계약이 몇 년 남았느냐고 여쭈니 1년안에 촬영만 하면 된다고 해서 ‘군도’ 끝나고 하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배우는 있는데 감독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하정우는 주위에 친한 감독, 모르는 감독까지 연락을 돌렸는데, 스케줄이 맞는 분이 한 분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자 대표는 하정우에게 감독까지 부탁을 했다고 한다.

“어 이건 한번도 상상해본 그림이 아닌데”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서, 내가 이걸 하면 뭔가 업그레이드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내 삶에 깨달음과 배움이 있을 것이다.”는 느낌이 들었죠. 제가 ‘롤러코스터’ 감독을 하게 된 것도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한 것이었는데, ‘허삼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내가 넘어야 되는 산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해야겠구나 말이에요.”

“그래서 다른 계산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하고 싶은지 안하고 싶은 지만 생각했죠.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감독과 배우 중 하나만 잘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동시에 겸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까?

하정우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객관성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한다.

“제가 감독으로서 저의 연기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죠.

그런 하정우의 답은 준비를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연예계에서 성실하고, 꼼꼼한 배우로 알려져 있는 그가 두 가지를 병행 할 때는 더 완벽한 준비를 필요로 했다.

“헌팅장소도 여러 번 가보고, 동선이 맞는지, 콘티를 짤 때도 직접 연기를 해서 보여줬어요. 그러니까 콘티가 굉장히 찰지게 나오더라고요.”

촬영에 들어갈 때 어려웠던 점은 “사생활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배우일 때는 분량이 끝나면 퇴근할 수 있었는데, 감독으로서는 끝까지 마무리 하고, 쉬는 날은 회의하고, 다음날 촬영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잠도 많이 부족했다는 하정우, 하지만 감독과 배우를 병행하면서 그는 참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을 많이 갖게 됐다고 한다.

“‘허삼관’ 촬영하면서 느낀 게 어쩌면 감독의 최고의 덕목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것, 같이 콜라보레이션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은 리더로서 진행자로서 스텝들, 배우들이 자기 역량과 능력들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감독을 하면서 좀 더 감독님들을 이해하는 부분도 생겼고요.”

그는 “아직은 감독으로서 미흡하고 성장하는 단계이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건, 준비를 많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영화를 함께 다같이 만들고, 다같이 자기 영화라고 생각하는 게 좋은 거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아버지 역할을 한 하정우에게 부성애란 무엇일까?

“그림자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늘 옆에 존재하고 있는, 그게 부모 자식과의 관계인 것 같아요.”

그는 현재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촬영 중이다. 촬영이 마치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를 촬영할 예정이다.

깊이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한 선택이 감독까지 시작하게 된 행운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계속 꾸준히 배우로서 작업을 하고, 그래야 또 깊은 완성도 있는 영화도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리아헤럴드 안성미 기자 (sah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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