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伊 스트롬볼리섬 화산분화로 관광객 사망…"하늘에서 불 쏟아져"

겁에 질린 사람들, 바다로 뛰어들기도…피신 지원용 해군함 급파

By Yonhap

Published : July 4, 2019 - 09:51

    • Link copied

이탈리아 남부의 고급 휴양지이자 화산섬인 스트롬볼리섬에서 3일 오후(현지시간) 갑작스럽게 화산이 폭발해 관광객 1명이 사망했다.

강력한 화산 분화로 연기와 돌덩이들이 공중으로 치솟자 공포에 질린 관광객들이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등 이 일대에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ANSA통신에 따르면 시칠리아섬 북단의 화산섬인 스트롬볼리에서 이날 화산이 분화해 화산재와 달궈진 자갈들이 상공으로 치솟고, 용암이 산을 타고 흘러내렸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현지 소방 당국은 이번 화산 폭발로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희생자는 해발 400m 지점에서 하이킹하던 시칠리아 출신의 35세의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부상자도 몇 명 나왔지만, 이들의 다친 정도가 심각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지진화산연구소(INGV)는 이날 스트롬볼리 화산 분화구의 중앙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사면에서 2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폭발은 이 섬에서 기록된 폭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축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해안에서 한가롭게 해수욕을 하고 있던 휴양객들이 격렬한 화산 분화에 혼비백산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고, 일부 주민들은 쏟아지는 화산재와 분출물들을 피해 집안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섬에 있던 관광객과 주민 70여 명이 이미 대피한 가운데, 만약에 필요할 수도 있는 대규모 피신 작전을 돕기 위해 해군 함정이 급파됐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 굉음이 들린 뒤 연기 기둥과 화산 자갈이 섬의 중심 마을인 지노스트라로 쏟아졌고, 화산의 사면엔 불이 붙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 섬에서 사목하는 조반니 롱고 신부는 "하늘에서 불이 쏟아져 내려 마치 지옥과 같았다"고 몸서리를 쳤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롱고 신부는 "화산이 분화한 시점에 화산 주변에 등산객들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혀, 경우에 따라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탈리아 소방 당국은 이번 화산 폭발로 섬 곳곳에 화재가 발생하자 살수 비행기를 파견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화산재로 인한 연기 기둥이 워낙 두꺼워 진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용암이 분출하면서 사방으로 튀는 '스트롬볼리식 분화'로 유명한 스트롬볼리 화산의 가장 최근의 대규모로 분출은 2002년 12월이었다.

당시엔 폭발적인 분화로 용암이 바닷속으로 폭포처럼 흘러내리면서 해일이 발생해 6명이 다쳤고, 항만 시설과 선박, 일부 건물이 용암에 휩쓸려 피해를 보기도 했다.

당시 분화 이후에는 산사태 등의 위험으로 1개월 넘게 이 섬으로의 외부인 접근이 차단된 바 있다.

1950년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감독하고,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진 스트롬볼리섬에는 용암을 뿜어내는 분화구를 보기 위해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