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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교외주택' 알고 보니…"北핵개발·김정은 비자금 조달처"

By 임은별

Published : April 23, 2017 -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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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런던 교외 주택에서 핵 개발 자금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늑한 술집과 카페, 고색창연한 주택들이 들어선 런던 남동부 블랙히스에 있는 이 주택은 지난 2006년부터 북한 국영 보험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영국지사로 등록돼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영국지사 (사진=연합뉴스 / 더선데이타임스 캡쳐)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영국지사 (사진=연합뉴스 / 더선데이타임스 캡쳐)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영국지사는 지난 1996년 이후 20여년간 영국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부동산 및 외환 투자, 보험사 상대의 사기 등을 통해 연간 수백억 원을 벌어들여 북한에 송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도 최근 "북한이 보험 사기를 통해 연간 수백억원을 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는 국영 보험사 하나밖에 없어 만약 이 보험사가 사고를 위장하면 주장을 증명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 제재 명단에 따르면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대량파괴무기 생산에 필요한 외화 조달 창구다. EU는 또 이 보험사 평양 본사가 노동당 39호실과 관계가 깊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39호실은 마약밀매와 무기거래 같은 불법활동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자금을 조달하는 비밀기구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해 9월 조선민족보험총회사의 블랙히스 주택 등 영국내 자산을 동결하고 정부 허가 없이 부동산 등을 매각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 보험사의 총자산은 1996년 400만파운드(58억원)에서 2014년 7억8천700만파운드(1천144억원)로 증가했다.

이 주택에 사는 40대 초반의 한 남자는 문을 두드리자 "이 집은 동결됐다"고 답변했다. 자신을 북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 남자는 자신은 보험사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영국 대표는 고수길이고 지난해 9월 이미 영국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런던 주재 북한 대사관은 조선민족보험총회사가 북한 핵 개발 자금 조달처라는 의혹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영국 런던과 독일 함부르크 등 2개의 유럽 지점을 두고 서방 부동산과 외환 등에 투자를 해왔다. 함부르크에 소재한 독일 지사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EU 제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