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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몰카·난동·폭행…국대들 왜이러나

감동과 환희, 용기를 주며 '국민 영웅'으로자리했던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실력의 선수와 코치들이 연루된 폭행과 도박, 몰카 등 각종 비리와 불미스러운 사건이 종목을 가리지 않고 굴비 엮듯 터져 나온다.

이들 가운데는 한국 스포츠의 얼굴로 올림픽 무대에 섰던 유명 선수도 여럿 포함돼 심각성을 더한다.

국가대표 수영선수의 코치 유모(33) 씨는 지난 28일 만취 상태에서 차량 2대를 잇달아 훔치고 고속도로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헤럴드 DB)
(사진=헤럴드 DB)
지난 28일 술에 취해 충북 제천시 한 펜션 앞에 주차된 다른 사람의 스타렉스 승합차와 인근에 세워져 있던 액티언 SUV 승용차를 잇달아 훔쳐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는 운행하던 차를 버려두고 중앙고속도로로 뛰어들어 지나가는 차량을 세우는 등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김모(60) 씨의 무릎을 깨무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유 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172%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대 초반 국가대표를 지낸 유 씨는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모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전담 코치로 일했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A(24) 씨는 충북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경찰은 A씨가 고교생 시절인 2009∼2010년 경기 지역의 한 체육고교 수영장 여성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했다는 첩보도 입수해 확인에 나섰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또 다른 대표 선수 B씨는 A씨의 범행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2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한국의 간판 종목 쇼트트랙은 선수와 코치들이 도박 파문에 대거 연루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국가대표 임모(21) 씨 등 쇼트트랙 선수 18명과 백모(35) 씨 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4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1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많게는 700여 차례에 걸쳐 불법 스포츠도박 인터넷사이트에서 돈을 걸고 상습 도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팅금액은 1인당 수십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했으며, 백씨의 경우 4억 원가량 베팅하는 등 입건된 피의자들의 총 베팅금액은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학 기숙사와 합숙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국내 야구, 축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맞히는 방식으로 경기당 1만∼50만 원씩 베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가까운 동료가 베팅하는 모습을 보고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도박에 손을 댔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일탈을 피해 가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31)은 지난 3월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재혁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1시께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한 호프집에서 역도 유망주인 후배 황우만이 자신에게 맞은 일을 소문내고 다닌다며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황우만은 광대뼈 부근이 함몰되는 등 전치 6주의 상처를 입었다.

국제무대까지 이름을 떨쳤던 스포츠 스타 사재혁은 한순간의 실수로 역도계에서 사실상 영구 퇴출됐다.

역도연맹은 선수위원회를 열어 후배를 폭행한 사재혁에게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최근 열린 리우올림픽에 참가가 무산된 것은 물론 나이를 고려하면 역도계를 떠나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지난 7월에는 프로야구계 NC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이 돈을 받고 승부룰 조작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태양은 고교시절인 2010년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잇단 일탈은 인성교육이나 정규 학습보다는 경기 성적에 목을 매는 한국 엘리트 체육의 비뚤어진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체육계에 만연한 후배 폭행이나 가혹 행위 악습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체육인끼리만 합숙생활을 하는 일종의 '섬 문화'에 갇혀 보편적인 사회 규범과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일탈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대표나 메달리스트 출신은 운동을 시작할 때 마음가짐을 잃기 쉬운 데다 전성기를 지나면서 맛보는 상실감으로 자기 통제의 끈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서희진 교수(스포츠사회학)는 "문제가 터지면 단체로 모아놓고 강연 한 번 하는 땜질식 대응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며 "어려서부터 지속적인 인성과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무엇보다도 상대적으로 일탈에 너그러운 체육계 특유의 문화와 별 문제의식 없는 지도자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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