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수십억원 규모 리베이트 사건을 일으킨 중소 제약사 파마킹의 대표가 구속기소 되자 업계의 한 관계자가 전한 평가다.
검찰 조사 결과 연 매출 300억 원대인 중소 제약사 '파마킹'은 리베이트로 총 56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리베이트가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 다수의 중소 업체가 난립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독특한 구조다.
이러한 중소 제약사들은 개발하기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시간이 드는 신약에 투자하기보다 짧은 시간에 적은 투자비용으로 결과를 볼 수 있는 복제약(제네릭) 개발에 집중한다.
결과적으로 소규모 제약사들은 특성 없는 비슷비슷한 의약품을 판매하게 되고 결국 정해진 시장을 빼앗기 위한 영업 경쟁이 치열해진다.
경쟁에서 뒤처지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기 때문에 리베이트라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소규모 제약사들의 항변이다.
이번에 대표가 구속기소 된 파마킹은 자사의 의약품을 처방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의사에게 처방액의 일정 비율만큼을 돌려주는 등의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파마킹은 이렇게 전국 병·의원의 의사뿐 아니라 사무장, 원장 부인에게까지 리베이트의 마수를 뻗쳤다. 부산의 한 의사는 아내와 공모해 현금 3억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수수해 이번에 함께 구속기소 됐다.
그러나 최근 제약업계는 더는 리베이트가 생존전략이 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제약협회는 "불법적인 방법이라도 생존만 하면 되던 시대는 지났다"며 "설령 어떤 회사에는 리베이트가 둘도 없는 생존방법이라 해도 사회 전체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해악이 너무 크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약협회는 "검찰 조사에서 리베이트 사실이 드러난 파마킹은 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회원사 자격을 정지하고 판결 후에는 협회에서 제명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 사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의사 한 명이 3억원까지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국민 정서상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라며 "의사 역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국민이 기대하는 도덕적인 수준을 지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