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어 뉴스를 읽다 보면 긴 문장보다 짧은 약어가 더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 뉴스에서는 TACO가 등장하고, 주식시장에서는 FOMO가 투자자의 심리를 설명한다. 몇 년 전에는 YOLO가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말처럼 쓰였다. 영어 약어는 단순한 줄임말이 아니다. 그 시대의 분위기, 사람들의 욕망, 시장의 공포와 희망을 압축한 언어의 스냅사진이다.

먼저 최근 가장 재미있는 표현 중 하나가 TACO이다. 원래 taco는 멕시코 음식이다. 하지만 정치·경제 뉴스에서 TACO는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인다.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약어로, 직역하면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 정도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chicken out이다. chicken은 닭이지만, 동사구 chicken out은 “겁을 먹고 그만두다, 물러서다”라는 뜻이다.

예문을 보자.

Some investors believe in the TACO trade: Trump threatens tariffs, markets fall, and then he backs down.

일부 투자자들은 TACO 거래를 믿는다. 트럼프가 관세를 위협하면 시장이 떨어지고, 결국 그가 물러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back down도 중요하다. “주장을 굽히다, 물러서다”라는 뜻이다. TOEIC에서도 협상, 계약, 정책 문맥에서 자주 나올 수 있는 표현이다.

The company backed down after customers complained about the new fee.

그 회사는 고객들이 새로운 수수료에 항의하자 물러섰다.

TACO가 재미있는 이유는 음식 이름과 정치 풍자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짧고, 쉽고, 기억에 남는다. 이것이 좋은 약어의 힘이다.

주식시장으로 가면 FOMO가 있다. Fear Of Missing Out의 약어이다.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특정 테마주가 급등하면 이런 심리가 강하게 나타난다. 누군가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 분석도 끝나지 않았는데 매수 버튼에 손이 간다. 그 마음이 바로 FOMO이다.

Many retail investors bought the stock out of FOMO.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FOMO 때문에 그 주식을 샀다.

Retail investors는 “개인 투자자”이다. 반대말로 기관 투자자는 institutional investors라고 한다.

FOMO can lead people to make emotional investment decisions.

FOMO는 사람들이 감정적인 투자 결정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lead A to B는 “A가 B하도록 이끌다”라는 구조이다. TOEIC에서도 매우 자주 나온다.

FOMO의 반대 분위기로는 FUD가 있다. Fear, Uncertainty, and Doubt​의 약어로, “공포, 불확실성, 의심”을 뜻한다. 시장에 나쁜 소문이 돌거나 정책 리스크가 커지면 투자자들은 FUD에 빠진다.

The rumor created FUD among investors.

그 소문은 투자자들 사이에 공포와 불확실성을 만들어 냈다.

among investors는 “투자자들 사이에서”이다. among 뒤에는 보통 복수명사가 온다.

또 하나 재미있는 표현은 YOLO이다. You Only Live Once의 약어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여행, 소비, 도전, 모험을 정당화하는 말처럼 쓰였다.

I booked a flight to Paris because, well, YOLO.

나는 파리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뭐,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하지만 YOLO는 투자 문맥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

A YOLO investor may put all his money into one risky stock.

YOLO식 투자자는 모든 돈을 하나의 위험한 주식에 넣을 수도 있다.

영어권에서는 이런 투자자를 농담처럼 YOLO trad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분석보다 감정, 계획보다 충동이 앞서는 투자자이다. 재미있게 들리지만 실제 돈이 걸리면 웃을 일이 아니다.

비슷한 말로 HODL도 있다. 원래는 hold의 오타에서 시작된 표현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팔지 말고 버티자”는 뜻으로 쓰인다. 사람들이 나중에 억지로 Hold On for Dear Life라고 풀어 쓰기도 한다.

Many crypto investors decided to HODL during the market crash.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시장 폭락 중에도 팔지 않고 버티기로 했다.

여기서 market crash는 “시장 폭락”이다.

또 주식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표현이 BTFD이다. 점잖은 강의에서는 원문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뜻은 “떨어졌을 때 사라”이다. 영어로 순화하면 Buy The Dip이다.

Some traders always try to buy the dip after a sharp decline.

일부 트레이더들은 급락 후에 항상 저가 매수를 시도한다.

dip은 “살짝 내려감, 하락”이다.

buy the dip은 “하락 시 매수하다”이다.

투자 세계에는 TINA도 있다. There Is No Alternative의 약어이다. “대안이 없다”는 뜻이다. 금리가 낮거나 주식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고 느낄 때 “TINA market”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When interest rates were low, many investors believed in TINA.

금리가 낮았을 때 많은 투자자들은 주식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장은 늘 바뀐다. 어제의 TINA가 오늘의 FOMO가 되고, 내일의 FUD가 될 수 있다.

요즘 AI 주식 열풍과 관련해서는 AI FOMO라는 말도 자연스럽다. 남들은 AI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 같은데 나만 빠져 있다는 불안감이다.

AI FOMO pushed some investors into highly volatile stocks.

AI FOMO는 일부 투자자들을 변동성이 큰 주식으로 밀어 넣었다.

여기서 volatile은 “변동성이 큰”이라는 뜻이다.

highly volatile stocks

= 변동성이 매우 큰 주식

경제 뉴스에서 꼭 알아야 할 기본 약어도 있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으로 “기업공개”이다. 회사가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The company plans to launch its IPO next year.

그 회사는 내년에 기업공개를 할 계획이다.

ETFExchange-Traded Fund로 “상장지수펀드”이다.

Many beginners prefer ETFs because they are easy to trade.

많은 초보자들은 거래하기 쉽기 때문에 ETF를 선호한다.

ROI Return On Investment, 즉 “투자수익률”이다.

The campaign produced a high ROI.

그 캠페인은 높은 투자수익률을 냈다.

TOEIC에서는 꼭 주식투자가 아니어도 ROI가 나온다. 광고, 교육, 장비 구매, 마케팅 캠페인 등 비즈니스 문맥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말할 때 자주 쓴다.

사회적 약어도 재미있다. NIMBYNot In My Back Yard의 약어로 “내 집 근처에는 안 된다”는 뜻이다. 시설 자체는 필요하다고 인정하지만 자기 동네에는 원하지 않는 태도이다.

Residents showed a NIMBY attitude toward the new waste facility.

주민들은 새 폐기물 시설에 대해 님비 태도를 보였다.

반대로 YIMBYYes In My Back Yard이다. 개발이나 주택 공급을 자기 지역에도 받아들이자는 태도이다.

YIMBY groups support building more affordable housing.

YIMBY 단체들은 더 많은 저렴한 주택 건설을 지지한다.

직장 생활 약어도 있다. WFHWork From Home, 즉 재택근무이다.

Employees may WFH twice a week.

직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RTOReturn To Office, 즉 사무실 복귀이다.

The company announced its RTO policy in March.

그 회사는 3월에 사무실 복귀 정책을 발표했다.

이런 약어들은 단순히 줄임말을 외우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그 뒤에 붙는 동사와 문장 구조까지 익혀야 한다.

experience FOMO

FOMO를 느끼다

create FUD

공포와 불확실성을 만들다

buy the dip

하락 시 매수하다

launch an IPO

기업공개를 하다

calculate ROI

투자수익률을 계산하다

announce an RTO policy

사무실 복귀 정책을 발표하다

영어는 시대를 따라 움직인다. 예전에는 사전에서나 찾던 표현을 배웠다면, 이제는 뉴스, SNS, 투자 커뮤니티에서 살아 움직이는 영어를 배워야 한다. TACO는 정치와 시장 심리를 담고, FOMO는 인간의 불안감을 담고, YOLO는 세대의 태도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영어 학습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약어를 보면 그냥 웃고 넘기지 말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원래 문장을 복원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TACO = Trump Always Chickens Out

FOMO = Fear Of Missing Out

YOLO = You Only Live Once

FUD = Fear, Uncertainty, and Doubt

TINA = There Is No Alternative

IPO = Initial Public Offering

ETF = Exchange-Traded Fund

ROI = Return On Investment

WFH = Work From Home

RTO = Return To Office


약어는 짧지만, 그 안에는 긴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영어 고수는 단어 하나를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그 단어가 쓰이는 시대와 문맥까지 읽는 사람이다. 오늘도 영어 뉴스 속 약어 하나를 발견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자. 그 작은 약어가 세상을 읽는 큰 단서가 될 수 있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