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일대에서 열린 ‘자유의 방패’ 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연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제공)
임진강 일대에서 열린 ‘자유의 방패’ 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연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제공)

주한미군이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미 전략자산을 통합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직 신설로 핵 작전에 관여하는 미군 인력이 한국에 상주하게 되면서, 한미 간 전략 조율을 강화하려는 기존 합의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서울 일각에서는 특히 핵 자산과 관련한 주요 요소가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별도 채널을 통해 다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복수의 한미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J10 전략통합요소(J10 Strategic Integration Element)’를 2025년 6월께부터 운용하고 있으며, 미 육군 대령이 부서장을 맡고 있다.

미군 합동참모 체계에서 ‘J’는 기능별 참모 조직을 의미한다. J10은 통상 핵 및 대량살상무기(CWMD) 대응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을 지칭하며, J1은 인사, J2는 정보, J3는 작전을 맡는다.

해당 조직은 2024년에는 기획 기능을 담당하는 J5 산하에서 출범했으나, 현재는 한미 간 재래식·핵 통합(conventional-nuclear integration) 관련 협력을 주도하는 역할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내 핵 억제 관련 전문성을 집약하는 허브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J10이 주한미군과 미 전략사령부(US Strategic Command·STRATCOM)를 연결하는 연락 창구 역할도 일부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략사령부는 미국의 핵전력과 전략자산 운용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주한미군은 해당 조직의 존재는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현재까지 주한미군 공식 홈페이지 조직도에도 해당 부서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이 전략자산 운용 및 관련 군사계획 일부를 미군 주도의 별도 채널로 관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핵무기는 여전히 미 전략사령부의 독점 통제 하에 있지만, 그간 핵 관련 군사계획은 한미연합군사령부(CFC) 내에서 양국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이뤄져 왔다. 연합사는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는 미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고,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체계다.

연합사는 한국 합참과 주한미군 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핵 대응 시나리오를 포함한 군사계획을 수립해 왔다. 이 같은 구조는 민감한 군사계획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류인석 영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핵 자산 자체는 미국이 통제하더라도, 이를 작전 시나리오에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주한미군 내 별도 조직이 생기면서 주요 계획 요소가 연합 구조에 앞서 미군 내부에서 먼저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육군 대령 출신으로 합참에서 핵·WMD 대응기획과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이 경우 초기 논의 단계에서 한국의 참여 비중이 줄고, 미군이 만든 옵션을 이후 연합 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의 자체 핵무장 포기 방침을 재확인하는 대신,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운용 관련 협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국방·외교·정보 당국이 참여하는 고위급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켜 핵 억제 관련 공동 논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류 교수는 “한미 양국 간 핵 공조 협의를 강화하자는 취지의 실천적 조치일 수도 있지만, 실제 실무 기능이 별도 채널에서만 이뤄질 경우 제도의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J10 조직의 신설 시기와 관련해 한국의 동맹 내 전략적 역할 확대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023년 한국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합참 내 핵·WMD 대응 조직을 격상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이를 확대해 전략사령부를 창설했다. 전략사령부는 미사일 전력과 대량살상무기 대응 작전을 총괄한다.

현재 한국이 2030년까지 완수를 목표로 추진 중인 전작권이 전환되면, 연합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전략사령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장성이 주도하는 연합사 내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J10 조직은 2025년 8월 실시된 한미 연합 도상연습 ‘아이언 메이스(Iron Mace)’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훈련은 NCG 틀 아래 재래식·핵 통합 운용을 점검하는 연습이다.

주한미군 사정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J10은 핵협의그룹을 지원하고 한국 전략사령부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flylikekit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