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은 대통령 되는게 朴 전 대통령 명예회복의 길"
"'하버드' 학벌, 외교 무대서 국익 위해 쓸 것"

[코리아헤럴드=김아린·황주영 기자]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로 나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0일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코리아헤럴드와 만난 이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만나서 '무엇이든 털어놓고 얘기하고, 그 안에서 있었던 일들은 각자가 묻어놓자'"고 제안하겠다며 "미리 목적을 정해놓고 액션만 취하는 형식적인 회담이 아닌, 진짜 대화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으로 "조건 없는 대화를 하는 형태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무엇을 같이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그 다음 단계의 일"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내 정치에서 항상 토론하자고 먼저 제안하곤 하는데, 대북 관계에서도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했다. 이어 "만약 김 위원장이 비합리적인 이유로 대화를 거절한다면,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할 말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인간 김정은'에 대해 더 파악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하긴 어렵지만, 한편으론 그가 살고 있을 이중적인 삶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에서 자라며 민주주의 체계에 대한 교육을 받은 김정은이 어떻게 저런 폭압적인 통치의 상징이 되어 버렸는지, 그의 상황을 대화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개혁신당은 18일 이 의원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할 경우를 대비해 조기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원내정당 가운데 대선 후보를 확정한 것은 개혁신당이 처음이다.
다음은 이 의원과 일문일답.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 윤 대통령이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엄까지 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정말 뭐랄까, 황당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다.
윤 대통령 당선 책임론도 나오는데.
▲ 최근 보수 지지층에서 '이준석이 (지난 대선 당시) 가출했다'고 비하 발언을 하는데, 나는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결함을 어떻게든 고치고 보완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내가 윤 대통령을 바로 잡아보려고 얼마나 애썼는지는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 중 일부는 '이준석이 양두구육했다'고 하는데, 양두구육이라는 표현 자체가 윤석열이 굉장히 이중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나는 초기부터 (윤 대통령의) 위험성을 얘기해 왔다.
선거는 상대적인 거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고기'일 수 있겠지만 이재명 대표는 '썩은 고기'다. 민주당이 이번에 다시 그런 안 좋은 상품을 들고나와서 굳이 또 해보겠다고 한다면 한번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윤 대통령이 탄핵 기각을 확신하고 있을 거라고 했는데 이유는.
▲ 윤 대통령은 사실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대왕고래부터 부산 엑스포 유치, 총선 이길 거란 전망까지 다 잘못된 보고를 받고 거기에 취해서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도 본인이 탄핵 안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윤 대통령) 탄핵은 99%, 100% 인용이라고 본다.
헌법재판소 선고가 지연되는 배경은 어떻게 분석하나.
▲ 윤 대통령이 법 기술자로서 추잡한 자기방어를 하는 것 50%, 민주당의 기고만장함으로 인한 문제 50%라고 본다. 탄핵으로 민주당이 너무 많은 요란을 떨어서 이런 상황으로 치달은 면이 크다.
대선주자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도 있는지.
▲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서 미주알고주알 할 생각 없다. 나중에 내가 좋은 대통령이 돼서 '그래도 박근혜가 이준석을 정치에 입문시킨 것 하나는 정말 잘했다' 소리를 듣는 게 박 대통령이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생각이다.
국민의힘으로 복귀할 생각은 없나.
▲ 국민의힘이 나에게 성 상납 누명을 씌워 놓고선 그들이 신줏단지처럼 여기는 검찰에서 무혐의가 나왔는데도 그에 대한 사과 한마디가 없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그들이 바로잡을 의지가 있을지 회의적이다. 그러려면 한 개인을 망가뜨리기 위해 취했던 아주 추한 행동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시인해야 할 텐데, 나는 그 당에 그 정도 용기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국민의힘에 복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본다.
허은아 지도부 해체 이후에도 개혁신당 지지율이 고전하는 데에 대한 대책은.
▲ 선거가 진행되고 3자 구도로 재편되는 순간부터 국민들이 접하게 될 기사의 지분이 많아질 거라 본다. 여유를 갖고 지켜보면 된다.
3당 후보로서 득표율 목표는.
▲ 나는 당선을 목표로 뛴다. 작년 동탄 때도 '드디어 정치적 자살하는 거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동탄 때와 마찬가지로 제3지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국민들이 판단하는 순간 당세라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당세가 없는데 당선되지 않았나.
정치권 극한 대립 상황은 어떻게 봉합할 수 있나.
▲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강제된 협치'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나는 총리도 국회에 추천해달라고 바로 얘기할 생각이다. 지금의 1당과 2당이 합의해 추천해주면 좋겠고, 안 된다면 1당인 민주당이 추천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협치가 강제된 상황 속에서 양극단의 대립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양당의 극한 대립이 걱정된다면 오히려 이번에 이준석을 뽑아서 강제된 협치를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맞을 것 같다.
팬덤 정치에 대한 생각은.
▲ 정치인이 팬덤이 생기는 건 좋은 거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큰 팬덤을 가진 정치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전라도 전체가 팬덤이었지 않나. 김대중 대통령이 팬덤을 바탕으로 민주화 정치를 펼친 건 아주 긍정적인 일이다. 한편 이재명 대표 같은 정치인은 '좌표 찍고 공격하는' 정치를 하니까 팬덤을 천박하게 이용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2030 남성이 주요 지지층인데 외연 확장 구상은 뭔가.
▲ 인위적으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동탄 선거도 '동탄 맘'들이 많은데 이준석이 되겠느냐는 말이 많았는데 상관없었다. 결국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중차대하게 인식하고, 공약이나 인물 중심의 선거 구도가 짜이게 되면 인위적인 노력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판이 재편될 거라고 본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다시 공약할 건가.
▲ 여가부뿐만 아니라 통일부 같은 경우에도 지금처럼 아무 일도 안 하는 부처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꾸 '통일부와 외교부는 다르다, 이준석 무식한 소리 하지 말라'는 분들이 있다. 현실적으로 외교 정책과 통일 정책은 맞닿아 있다. 북핵 문제, 4강 외교 등을 다루는 우리의 외교 엘리트들이 전부 다 외교부에 있는데, 부처 칸막이로 인해 우리의 외교 역량을 통일 정책에 쓰지 못하고 있다.
사실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싶은 것은 통일부를 외교통상부, 또는 외교통일부로 개편하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 헌법 개정도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여성부 기능은 인권의 영역이다. 고용노동부를 노동인권부로 개편해 통합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보건 업무가 비중이 작아 보건과 환경을 묶어 보건환경부로 조정할 수 있다.
'핵 잠재력' 확보에 대한 생각은.
▲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고, 핵탄두까지는 아니더라도 핵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의 굉장히 중요한 안보적 달성 목표라고 생각한다. 우리 후방에서 북한의 잠수함이 SLBM을 발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핵 추진 잠수함을 북한의 동해안 지역에 배치해 북한 잠수함의 이동 경로를 탐지하는 것뿐이다. 원자력협정 개정도 필요하지만, 호주처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내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장하겠단 의지를 보여줘야 가능하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건가.
▲ 내가 한국에서 정치를 하면서 '하버드' 학벌은 사실 저해 요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을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반농담이지만, 미국에서 하버드 나왔다고 하면 잘 쳐준다. 한국에서 정치하면서 자랑할 계제는 아니지만,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그런 것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본인이 아이비리그 출신이라고 강조하면서 학연 네트워크를 강조하지 않나.
윤 대통령이 한미,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했다. 백악관에 가서 노래 부르고 도쿄에서는 술을 먹지 않았나. 정서적으로 교감을 하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대학 다니면서 무수하게 많은 미국의 엘리트들과 대화해 본 경험에 따르면 오히려 굉장히 실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그런 면에서 미국 엘리트들의 특성을 더 잘 알고,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에서 영어에 능통한 사람이 오면 좋아한다. 예전에 미국 출장을 갔을 때 느꼈다. 미국 측에서 통역 없이 굉장히 밀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더라. 만약에 한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면, 나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긴밀한 얘기를 할 수 있다.
트럼프 체제에서 한미일 공조는 어떻게 될까.
▲ 일본 정치인들과 만나 이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기시다 총리 셋이 참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것 같은데, 각국에서 셋의 지지율을 합치면 100%가 안 된다. 그런 국내 정치 상황이 추가적인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건 사실이라는 얘기를 했다. 외교를 또 하나의 국내용 정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한일 양국은 고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 내에서의 평가가 굉장히 박한 상황이다. 원래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국내에서 인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외 정책에 있어서 여유를 갖고 임할 텐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여유가 없을 것 같다. 미국이 지난 몇십년 동안 세계화의 길에 들어선 상황 속에서 아무리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한다고 한들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기는 어려울 거다.
대선 후보로 나서는 각오가 있다면.
▲ 이준석이 드디어 자기 뜻을 잘 펼칠 수 있는 영역에 발을 들였다고 말하고 싶다.
과거에 군부 출신 지도자가 중공업이나 건설 정책을 추진력 있게 펼칠 때가 있었고, 법조인 출신 지도자가 민주화 과정에서 도움이 된 적이 있었다. 이제는 '너드형' 지도자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미국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샘 올트먼으로 이어지는 '너드'의 계보가 있지 않나. 우리도 그런 시대가 와야 한다. 대한민국을 과학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이끄는 '너디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정상들이 국내에서는 굉장히 센 척하지만 외교 무대에 나가선 주변 정상들과 말 한마디도 못 하고, 졸다가 포착되고 그러지 않나. 왜 이런 '방 구석 여포' 같은 대통령들만 나와야 하느냐. 젊은 세대에게는 용납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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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ald Interview] Lee Jun-seok promises Kim Jong-un 'no-strings-attached' summit if elected
In 2022, Rep. Lee Jun-seok was in campaign mode, heading the push to get President Yoon Suk Yeol elected. Three years later he is gearing up for another campaign, this time to replace the man he championed.
Just days away from turning 40 at the time of writing, Lee would be one of the youngest in South Korean history to launch a presidential bid — if Yoon is removed from office by the Constitutional Court.
Lee was among the first South Korean politicians to openly declare their presidential ambitions following Yoon's impeachment over his martial law declaration on Dec. 3, 2024.
The lawmaker met with The Korea Herald on Thursday, two days after he was chosen as the presidential candidate-to-be of the minor Reform Party in a party vote. He founded the party ahead of the 2024 general election after a public rift with the ruling People Power Party that he once chaired.
Lee, who led Yoon's 2022 presidential campaign as then-head of the People Power Party, acknowledged he had his differences with Yoon at the time, but was surprised by his actions in December.
"I knew Yoon to be a very weird guy. But never did I think he would pull something like martial law," he said.
He believes Yoon expects to be acquitted and reinstated by the Constitutional Court. But why would he think that?
“Because he is very weird," Lee replied. "I mean, what a ridiculous man.”
On regrets about his role in getting Yoon elected, Lee said the 2022 election was about choosing the "lesser of two evils."
The other choice that year was Democratic Party of Korea candidate Lee Jae-myung, now chair of the party.
"If the Democratic Party wants to stick to its bad product (Lee Jae-myung) again this time, then I'd say go for it. I'd like to see them try," he said.
"If President Yoon Suk Yeol is dog meat, Democratic Party Chair Lee Jae-myung is rotten meat," he said, referring to one of his most controversial lines from years back.
In a tearful press conference held a few months after Yoon's victory, Lee made an inflammatory analogy about the president he helped into office.
"I'm ashamed of having dressed dog meat as lamb," he said at the time, after the People Power Party's ethics committee suspended him as party leader over allegations that he had received favors from a businessperson in 2013.
This leaves Lee, as the leader of a relatively new party, with the task of establishing positions on key areas of Korean politics, including its stance toward North Korea. Would Lee be willing to meet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Lee said that if he becomes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he would propose a "no-strings-attached" summit with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and "just talk it out."
"I would propose that we meet first to talk about anything and everything, and whatever we say will stay in that room. It will be a meeting that is held just for the sake of conversation, with no conditions or objectives. Just talk it out first, and leave whether we can work something out for later."
Lee said he was interested in learning about the North Korean leader on a more personal level.
"I can't say I have a lot of sympathy for Kim Jong-un as a leader. But I am interested in understanding more about the double inner life he must lead, having spent his childhood in Switzerland. Surely, he is familiar with life in a free democracy, and yet he has become this symbol of a despotic rule," he said.
"I think a no-strings-attached conversation is going to be important for that reason, to understand what's going on beneath his ex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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