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첫 정단원 해고...배경은?

  • Published : Mar 18, 2020 - 11:04
  • Updated : Mar 18, 2020 - 13:52
(국립발레단)

자가격리 기간 일본 여행을 다녀오며 물의를 일으킨 정직원에 대해 국립발레단이 해고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발레단은 전날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나 모(28) 씨에 대해 해고 결정을 내리고, 본인에게 이를 통보했다. 나씨는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립발레단 내부 규정을 보면, 단원을 해고할 수 있는 경우는 '일주일 이상 무단결근'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재산상의 손실을 끼쳤을 때' '발레단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을 경우' 등 3가지다.

비교적 까다로운 규정 탓에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된 이후 정단원을 해고한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강수진 예술감독, 권영섭 사무국장 등이 포함된 징계위원회는 해고라는 초강수를 뒀다. 나씨의 행동이 발레단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자가격리 기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나씨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자 국립발레단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국립발레단의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정부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세금을 받아 운영되는 국립발레단의 정단원이 일탈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특히 강수진 예술감독은 단원들의 일탈에 대해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단원들을 믿어 외부활동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조치를 했기에 실망감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일부 단원들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 외부 특강도 허락을 받아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었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몰 홍보까지 지속해서 해온 단원도 있었다.

사실 발레단 안팎에서는 단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우려가 그간 꾸준히 있었다. 전임인 최태지 예술감독에 견줘 해외 생활이 길었던 강수진 감독이 단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유를 준 탓이다. 강 감독은 최근 공연계 관계자를 만나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레단의 이번 해고 조치는 실추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적인 조치도 아닌 내부 판단에 따른 자가격리 기간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고 해서 해고까지 하는 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무용계 관계자는 "사회 분위기 탓에 해고까지 갔는데, 정단원을 해고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만약 소송으로 비화한다면, 발레단으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최근 법원에서 해고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윤호근 국립오페라단장을 해임한 문체부의 결정에 대해 법원은 최근 "재량권 남용·일탈"로 규정했다. 윤 단장은 자격 요건에 미달한 A씨를 공연기획팀장으로 뽑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해임돼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6일 1심 법원으로부터 해임처분 취소 판정을 받았다.

나씨가 이번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수긍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으며 구제 신청은 해고가 있었던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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