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지진 때처럼 한산" 오사카만 300번 무역상이 전한 일본

현지 매출액 20% 하락, 일본 대상 소규모 창업 컨설팅 절반 줄어

  • Published : Aug 2, 2019 - 10:25
  • Updated : Aug 2, 2019 - 10:32

"일본 경제보복 사태 이후 오사카 출장을 다녀왔는데 동일본 대지진 때 방사능 공포로 한국인 관광객이 뚝 끊겼을 때 거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썰렁한 오사카 남항 부두 모습
(황동명 촬영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일본 오사카 지역만 자그마치 300번 이상 방문한 황동명(37) 글로벌티엔티 대표는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1년 경제·경영 부분 베스트 셀러에 올랐던 '나는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 등 4권의 무역·사업 관련 저서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26살 젊은 나이에 '청년 보부상'으로 일을 시작해 14년 차인 지금까지도 일본·중국을 상대로 활발하게 무역업을 하고 있다. 동시에 소규모 무역 창업자를 교육하는 창업 컨설팅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교육을 들은 사람이 수천 명이고, 이 가운데 30% 정도는 실제로 소규모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은 현지 공항이나 항구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7월과 8일이면 오사카는 최성수기라 비행기 티켓과 숙소 구하기가 어려운데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공항과 항구에 한국 손님을 찾기 어려웠다. 체감상 오사카 도심에도 한국 관광객이 절반 정도는 줄어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어 "예년 같으면 일본 돈키호테 같은 매장은 한국 손님들로 줄을 서기도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쓸데없는 지출 줄이고 자제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회사도 불매운동 분위기를 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 잡화류를 들여와 국내 전자상거래 업자에게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일본 대기업 제품들이 아니고 생활용품을 수입하는 것이라 그나마 타격이 적은 편인데도 매출액이 20% 정도 떨어졌다"면서 "제품에 일본어가 쓰여 있으면 일단 꺼리시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일본 직수입을 강조했는데 지금은 이런 홍보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관련 창업 컨설팅 문의는 반 토막 났다.

평소 그가 매달 10명 정도의 교육생을 일본 출장 갈 때 동행하며 교육하는데, 이번 달은 3∼4명이 고작이다.

그는 "일본에서 식료품을 수입하는 업체는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고, 부산에는 일본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여행사들은 7, 8월 성수기 때 일이 터지다 보니 비수기 시즌 직원 월급을 못 주게 될까 봐 걱정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게임, 카메라, 골프, 레저 등 국내에 대체품이 없어서 일본이 거의 독점하는 분야를 제외하는 전반적으로 타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황 대표는 전 국민적으로 일고 있는 불매운동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도 장사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환율이 급등했고,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을 때도 사업을 접어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그 시기를 버티자 위기 뒤에 기회가 오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이 고비에는 긴축하고 직원들에게는 '쉬어간다고 생각하라, 내실을 다지자'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오사카와 부산을 오가는 보따리상도 영향을 일부 받고 있다고 황 대표는 전했다.

보따리상들은 부산 국제시장이나 남포동에서 일본에 있는 한인타운을 주로 오가며 물건을 배달한다.

지금은 황 대표와 같은 중소규모 무역상이 많다 보니 보따리상은 10여년 전보다 대폭 줄어든 상태다.

그는 "보따리 할머니들을 오래 알고 지냈는데 걱정돼 물어보니 다행히 영향은 많이 없다고 했다"면서 "한국으로 물건을 들고 올 때는 면세 한도가 600달러로 70만원 선이고, 일본으로 가져갈 때는 면세 한도가 230만원이라 일본으로 가져가는 비중이 큰데 일본으로 가져가는 물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물건이 조금 줄다 보니 뱃삯 정도를 덜 버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사카에 제2의 한류 열풍이 있지만, 일본은 이런 분위기를 전달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오사카 한인타운 가면 한국음식점들이 장사가 잘된다. 일본에서 구하기 어려운 식자재도 이 때문에 보따리상을 통해 많이 들어가고 있다"면서 "한국식으로 만든 핫도그는 1년 전부터 긴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인데 일본 웹사이트는 이런 것들에 대한 소식은 전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