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검 '트럼프-러시아 공모' 못찾아…사법방해 혐의는 판단유보

특검, 사법방해 "무죄입증도 아냐"…법무장관 "증거 불충분 결론"에 민주 반발

  • Published : Mar 25, 2019 - 09:29
  • Updated : Mar 25, 2019 - 09:29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에 관해서는 유무죄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24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이날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특검팀의 수사는 트럼프 캠프 및 관련된 어떤 인사도 2016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와 관련, 러시아와 연계된 인사들로부터 트럼프 캠프 지원을 위한 여러 제안이 있었음에도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걸 찾지 못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AFP=Yonhap)

요약본은 4장 분량의 서한 형식으로,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수사 결과 보고서 관련 요약본을 '매우 간단한 서한' 형태로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제출받았다고 확인했다.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확정적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바 장관은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 "특검이 이쪽이다 저쪽이다'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요약본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그 판단에 대해 자신과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에게 남겨뒀다고 전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고 바 장관이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뮬러 특검팀이 이 이슈에 대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바 장관은 특히 서한에서 "이 보고서는 우리가 판단하기에 사법 방해적 행위를 구성하는 어떠한 행동도 찾지 못했다"며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나는 특검의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들은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확립하기에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특검은 어떤 공모도 어떤 사법 방해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바 법무부 장관과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더 나아가 어떤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내들러 위원장이 "특검 보고서와 법무부 장관의 결론 사이에 매우 우려스러운 괴리가 있다"며 반발, 조만간 바 장관을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벼르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불려온 이번 사건의 양대 쟁점인 트럼프 측 간 러시아의 내통 의혹 및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 모두 명쾌하게 입증되지 못함에 따라 일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자신을 옥죄던 '족쇄'에서 어느 정도 풀려나 재선 가도를 향한 재집권 플랜 가동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돼온 탄핵론도 일단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검보고서 요약본 내용이 알려진 직후 트윗과 기자 일문일답을 통해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며 특검 자료의 전면적 공개를 요구하며 대대적 정치 쟁점화를 이어갈 기세여서 향후 대선 정국에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뮬러 특검팀은 지난 22일 바 법무부 장관에게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바 법무부 장관은 주말 동안 그 공개 범위에 대해 검토작업을 벌여왔다.

이로써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22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종지부를 찍었지만,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간 명운을 건 일전이 펼쳐질 차기 대선정국에서 그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뮬러 특검은 '결정적 한 방'을 발견하지 못한 채 공모·내통 혐의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 유보'라는 '정치적 결정'을 내림에 따라 정치권의 공방은 수그러들기 어려워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특검이 두 가지 핵심 혐의 모두 입증에 실패함에 따라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 상황이다.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그동안 "마녀사냥"이라고 역공을 취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임이 입증됐다"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며 재선 도전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검 수사 결과가 전면 공개되지 않는다면서 대법원까지 갈 용의가 있다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태세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을 통해 법사위, 정보위 등 유관상임위를 중심으로 '전면 공개'를 위한 전방위적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돼온 탄핵론은 일단 수그러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이후 보고서 전체 내용 공개 등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태풍의 눈'으로 재부상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2017년 5월 17일 수사를 시작한 뮬러 특검은 이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 개인 34명과 3개 기업을 기소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