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배고픈 멧돼지의 잦아진 하산…시민은 불안한데 대책은 제자리

멧돼지 서식밀도 증가…"바뀐 환경에 대응 방법도 바뀌어야"

By Yonhap

Published : Jan. 28, 2019 - 09:50

    • Link copied

지난 23일 오전 4시께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 멧돼지가 나타났다.

주차장을 마구 돌아다닌 멧돼지는 차 한 대를 파손하고 도망갔다.

16시간 만에 유해조수 포획단에 잡혔지만, 시민들은 그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나타난 멧돼지 (부산경찰청 제공) 아파트 주차장에 나타난 멧돼지 (부산경찰청 제공)

앞서 지난 8일 오후 부산 서구 한 아파트에도 멧돼지가 나타났다.

아파트와 구청, 파출소 일대를 활보하는 멧돼지에 놀란 시민 신고가 19건이나 접수됐다.

최근 경북에서는 산에 나무하러 간 60대 남성이 멧돼지에게 물려 숨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멧돼지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도 포획된 멧돼지는 4만8천947마리에 달한다.

2015년은 2만1천782마리, 2016도는 3만3천317마리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3명이 멧돼지에 공격받아 숨졌으며 7명이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 난동은 서식밀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100ha당 멧돼지 서식밀도는 2009년 3.7마리에서 2017년 5.6마리로 8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환경부는 파악했다.

특히 멧돼지는 가을과 겨울 도심 출몰이 잦다.

서식밀도 증가로 먹이가 부족한 가을과 겨울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멧돼지 관련 119 출동은 월평균 238건, 이 가운데 1월 출동 건수는 256건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잦은 출몰로 멧돼지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졌지만, 대책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지자체에서 포획 틀을 설치하고 멧돼지 발견 시 행동 요령을 홍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포획 틀이 턱없이 부족하고 관리 또한 제대로 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말도 나온다.

소방과 경찰이 쓰는 장비는 마취총이 전부여서 민간 엽사들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유해조수 포획단이 신고를 받고 경찰서에서 총기를 수령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장은 "비를 맞아 부식된 포획 틀이 많아 후각에 민감한 멧돼지가 걸려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유해조수 포획단 출동시간을 단축해야 하고 예방 포획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