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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인도로 출국, 문 대통령과 ‘상견례’ 예정...두 마리 토끼 잡나

By Song Su-hyun

Published : July 8, 2018 -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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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정부 관계 회복, 무선, 네트워크사업 돌파구 찾는다
-이 부회장, 윤부근 부회장, 고동진 무선사업부문장, 등 8일 인도 출국
-문 대통령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방문, 삼성-정부 관계 재정립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CR담당 부회장, 고동진 무선사업부문장 사장 등이 8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인도로 전격 출국했다.

같은 날 인도를 국빈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시설 준공식에 참석해 문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삼성 총수로서 첫 공식 행보이다.

하지만 11시 15분경 공항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기자의 질문에도 대통령과의 회동 등에 대해서 일절 언급을 피하는 등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사진=코리아헤럴드 송수현 기자) (사진=코리아헤럴드 송수현 기자)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정부기관들이 이 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관련해 삼성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의 첫 만남이 앞으로정부의 강경 기조가 다변화 되는 것을 뜻하는지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미중 무역 갈등과 국내의 사상 최악의 실업난 등을 고려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삼성 등 대기업의 역할에 대한 힘 실어주기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9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에서 열릴 예정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는 이 부회 장과 함께 경제사절단에 속한 윤부근 CR담당 부회장, 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 등이 참석한다. 삼성전자는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노이다에 인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을 준공했다. 신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되며, 스마트폰 생산 가능 대수는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늘어 난다.

이 부회장 및 삼성전자의 모바일사업부분 사장단의 대대적인 인도 방문은 삼성의 ‘포스트 차이나’ 전략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4분기 중국 샤오미에게 1위를 뺏기는 등 중국 시장에 이어 중국업체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삼성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공 장을 방문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노이다 외에 인도 남부의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과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연구소 등에서 4만명 이상을 현지 고용하고 있다. 인구 13억5000만명에 이르는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포스트 차이나’라 불린다.

이 부회장과 같은 전용기로 출국한 고동진 무선사업부문장 사장은 비행기 탑승 직전 기자와 만나 “지난 해 4분기는 일시적인 원인으로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부진했다)”며 “잘 하고 있으니 잘 지켜보세 요”라며 인도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탈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준공식 참석 외 인도에서의 추가 거래선 미팅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삼성은 인도에서 중국에 뒤쳐진 네크워크 사업 또한 밀어부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5년 방한해 당시 IM부문장이던 신종균 부회장, 김영기 네트워크 사업부 사장을 만난 이후, 삼성은 인도에서 전국 단위 LTE 통신망 구축사업을 수주하며 네트워크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네트워크사업부에 있어 인도는 향후 5G 사업에 있어서도 미리 선점해야 할 중요한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약 40% 시장점유율로 1위 사업자이지만, 전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는 중국 화웨이 (28%), 에릭슨(27%), 노키아(23%), ZTE(13%)에 이은 5위(3%) 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5G 상용화를 계기로 시장점유율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전 세계 LTE 가입자는 10억~20억명으로, 이 중 삼성전자는 1억~2억명에게 서비스하고 있다”며 “5G시 대엔 지금의 2배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무선사업부 연구개발 인력 200여명을 네트워크 사업부로 파견하는 등 인력도 보강 중 이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무선사업부 소속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현을 담당하던 선임, 책임급들이 네트워크사업부로 파견됐다”고 전했다.

또한 개발과 제조의 효율성을 위해 구미사업장에 있는 네트워크사업부 제조 인력을 수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송수현 코리아헤럴드 기자 (s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