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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이식’으로 멸종위기 동물 구조

By Lim Jeong-yeo

Published : June 13, 2018 -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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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선 인간에 삶의 터전을 빼앗긴 코알라들이 계속해서 개체 수가 줄어들며 멸종위기에 다가가고 있다.

지난 11일 국제적 과학 전문지 ‘네이처’엔 배변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코알라를 살리는 연구를 소개했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의 코알라 생태학자 벤 무어 (Ben Moore)와 그의 연구진은 코알라의 섭식 환경과 그에 따른 장내균을 연구해 멸종 위기에 처한 코알라를 보존하고자 노력 중이다.

코알라는 식습관이 예민한 동물이다. 오직 유칼립투스잎만 먹으며 개중에도 특정 유칼립투스 종만 섭취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구진은 유칼립투스가 모자란 지역에 서식하는 코알라들을 인위적으로 흩어놓았지만, 유칼립투스가 풍부한 지역으로 옮겨놓은 코알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며 아사했다.이에 연구진은 코알라가 특정 유칼립투스를 소화시킬 수 있는 장내균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닌지에 초점을 놓고 연구를 계속 했다.

무어와 연구진은 호주 20개 지역에서 200마리 코알라의 배변을 모아 분석했다. 그 결과 코알라들이 영양소가 풍부한 만나 검 (manna gum) 유칼립투스를 먹는 쪽과 영양가가 떨어지는 메스메이트 (messmate) 유칼립투스를 먹는 쪽으로 나뉘는 것을 확인했다. 둘 모두를 먹는 코알라는 극소수였다. 서식지가 10미터 떨어진 코알라들은 식성이 달랐다.

만나 검을 먹는 코알라와 메스메이트를 먹는 코알라는 상이한 장내균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진은 만나 검을 좋아하는 코알라에게 메스메이트를 먹은 코알라의 배변을 이식한 후 18일이 경과된 시점에 이 코알라가 메스메이트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을 확인했다.

무어는 이를 통해 각 코알라 개체가 섭취 가능한 유칼립투스 군을 넓힘으로써 이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