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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색의 축제' 홀리, 성폭력 논란에 '시끌'

By Yonhap

Published : March 4, 2018 -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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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축제'로 알려진 인도 대표적 봄축제 '홀리'와 관련해 최근 인도 대학가에서 성폭력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영국 BBC 방송과 인도 일간 힌두 등에 따르면 홀리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델리대학교와 델리 경찰서 주변에서는 많은 여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홀리 축제를 빙자한 성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힌두신 크리슈나가 그의 연인 라다의 얼굴에 색칠했다는 신화에서 유래했다는 홀리 축제 기간에 상당수 인도 주민들은 서로 색 가루를 던지고 물감을 묻히며 축제를 즐겨왔다.

1일 인도 콜카타에서 홀리를 맞아 한 관광객이 얼굴에 색 가루를 묻히고 있다.[AP=연합뉴스] 1일 인도 콜카타에서 홀리를 맞아 한 관광객이 얼굴에 색 가루를 묻히고 있다.[AP=연합뉴스]

최근에는 물감을 탄 물총을 쏘거나 물풍선을 던지는 일도 흔하다.

그동안 홀리에서는 거리에서 낯선 이에게 색모래나 물풍선을 던지는 일이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분위기였지만, 학생들은 축제를 핑계로 여성의 몸을 동의 없이 함부로 만지는 성폭력이 정당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몇몇 여학생들은 누군가의 정액을 섞어 넣은 물풍선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한 여학생은 "모르는 사람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아무것이나 던져놓고는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 홀리잖아'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BBC에 말했다.

홀리 축제에 항의하는 인도 대학생들[로이터=연합뉴스] 홀리 축제에 항의하는 인도 대학생들[로이터=연합뉴스]

자나키 아브라함 델리대 사회학 교수는 1996년 델리대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60.5%가 홀리를 전후해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면서 홀리 축제를 빙자한 성폭력이 오래전부터 문제였음을 지적했다.

델리대 지저스 앤드 매리 칼리지의 라차 라지 조교수는 "다음에는 물풍선에 산성용액을 섞어 던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암소는 그토록 보호하는 나라에서 여성들은 왜 이렇게 보호받지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델리 경찰은 이에 대해 대학가와 여대생 기숙사 주변 순찰을 강화했으며 오토바이를 탄 채 무차별적으로 물풍선을 던지거나 물총을 쏘는 행위 등은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