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폭염에 혼절…뇌세포 파괴로 27년의 기억잃은 대만인

By Lim Jeong-yeo

Published : Aug. 16, 2017 -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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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대만에서 한 남성이 더위로 인해 27년의 기억을 잃었다.

15일 대만 싼리(三立)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타이베이의 한 공사장에서 실외 작업을 하던 한 59세 인부가 더위를 먹고 고열 증세를 보이며 실신했다.

병원 후송 당시 혼수상태에 빠진 이 남성의 체온은 43.8도에 달했다.

폭염으로 기억을 잃은 대만인 [대만 ET뉴스 캡처] 폭염으로 기억을 잃은 대만인 [대만 ET뉴스 캡처]

병원측은 얼음주머니, 공업용 선풍기 등을 동원해 가까스로 목숨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통상 이런 열사병 증세의 사망률은 90%에 이른다.

나흘 뒤 정신이 돌아온 그는 "올해가 몇년이냐"는 의사의 질문에 "1990년"이라고 대답했다. 1990년 이후의 기억은 사라진 상태였다.

전문의 주보링(朱柏齡)은 "이 남성이 간, 신장, 폐 등에 다발성 장기부전을 겪고 있었다"며 "장시간 폭염에 노출돼 있으면서 뇌세포가 익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손상된 뇌세포의 회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리서에 따르면 지난 1∼12일 사이 더위로 병원을 찾은 일사병 환자는 292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7월에는 587명이 더위로 병원을 찾았다.

15일 현재 타이베이의 최고기온은 37도로 11일 연속 36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2년 7월 8∼16일 이후의 기록을 깬 것으로 대만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1897년 이래 120년만에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