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지역 등 ‘3대축’ 확장
위탁생산→신기술 개발기업 변신
이르면 내년1분기 ADC생산목표
“6월준공 4공장 필두 수주 강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항체약물접합체), CGT(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기존 위탁생산(CMO) 사업을 뛰어넘어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으로 세계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선언이다.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는 등 압도적인 생산능력 구축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포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대축(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지역)’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르면 2024년 1분기부터 ADC 생산”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사업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7년 연속 메인트랙 발표 무대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발표에서 ‘3대축(생산능력, 포트폴리오, 지역)’ 확장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포트폴리오 확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사업 확장과 맞닿아 있다.
지금껏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주력으로 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ADC(항체약물접합체), CGT(유전자치료제)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현재 전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ADC와 CGT 분야는 2~3%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20~30%에 달한다”며 “2030년에는 ADC의 경우 7%, CGT는 17%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ADC 생산은 빠르면 2024년 1분기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이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표적한다. 최근 글로벌 주요 제약업체도 활발하게 개발 중인 분야다.
▶7.5조 투자로 생산능력 초격차 =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도 극대화한다. 존림 사장은 “올해 4공장을 필두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는 한편, 제2바이오캠퍼스를 통한 생산능력 확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분 가동 중인 4공장엔 약 2조원이 투입됐다. 6월께 준공이 예상되는데 4공장의 생산 능력(capacity)은 24만 리터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송도 제1캠퍼스에 조성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4공장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60만 리터가 된다.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제2바이오 캠퍼스도 추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토지매매 계약을 통해 인천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할 35만7000㎡(약 11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제2바이오 캠퍼스는 제1캠퍼스보다 30% 정도 크다. 5~8공장의 생산 규모는 80만 리터가 예상된다. 두 캠퍼스의 생산 능력을 합치면 총 140만 리터에 이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바이오 캠퍼스를 위해 7조5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존림 대표는 “매년 놀라울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도 큰 성장이 예상되는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에서 세계 톱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CDMO 시장 선점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이 유력시된다. 3분기까지 이미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4분기 실적까지 공개하면 3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2016년 3000억원에서 불과 6년 만에 매출이 1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과 관련, 지속적으로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8개 고객사 11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로 26개 고객사와 34개 제품 위탁생산을 논의 중이다. 삼성바이오가 지금까지 수주한 CMO는 73건, CDO는 100여건에 이른다.
CMO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위탁개발(CDO) 부문도 투자가 이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간 항체와 유사한 비대칭 구조로 안정성과 결합력을 높인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 신약 후보 물질 선별 기술 ‘디벨롭픽(DEVELOPICK)’을 출시했다.
CDO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뉴저지에 세일즈 사무소도 설치한다. 앞서 회사는 2020년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위탁개발 R&D 센터, 보스턴 세일즈 오피스를 개소한 바 있다.
존림 대표는 “CMO 사업과 달리 CDO 사업의 고객들은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80~90%의 고객사가 미국에 몰려있기에 미국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2030년까지 풀 서비스(full-service)를 제공하는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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