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필수의 책읽기] '로마클럽 보고서' 저자가 남긴 ESG 메시지는?

‘로마클럽 보고서’.

무려 50년 전인 1972년에 “2050년에 인류 문명이 파멸할 것”이라고 예측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보고서다. 보고서의 원제는 '성장의 한계, 인류의 위기에 관한 로마클럽 프로젝트 보고서(The Limits to Growth, A Report for the CLUB OF ROME's Project on the Predicament of Mankind)'로, ‘성장의 한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구와 소비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경제성장만 계속 추구하면 결국엔 지구생태계와 사회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란 게 보고서의 뼈대였다.

ESG와 세상을 읽는 시스템 법칙 / 도넬라 H. 메도즈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 펴냄

이 책 ‘EGS와 세상을 읽는 시스템 법칙’의 저자 도넬라 H. 메도즈는 로마클럽 보고서의 공동저자 4인 중 한명이다. 로마클럽 보고서로 단번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메도즈는 2001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이 책을 집필중이었다. 원제는 ‘Thinking in Systems’(시스템 사고)인데, 한국어판 제목에는 요즘 핫한 단어 ‘EGS’(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들어갔다. 초고 완성이 1993년이니, 최근 회자되는 ESG와 엮은 게 쌩뚱맞아 보인다. 하지만, 로마클럽 보고서의 주 저자가 쓴 책답게 곳곳에 환경, 지속가능경영 등 ESG의 개념들이 잘 녹아있어 일견 수긍이 간다.

30년 전에 초안이 완성된 책이지만, ‘시스템은 부분들의 합보다 크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형적 관계가 아니라 비선형적 관계가 지배하는 곳’, ‘시스템의 회복탄력성에는 한계가 있다’ 등 시스템 사고의 주요 개념은 지금 적용해도 유효한 생각들이다.

현실적인 조언들도 많다. 메도즈는 1990년대부터 “투자와 기술이 성공적일수록 자원은 빨리 고갈되는 법”이라며 걱정했고, “당장은 계속해서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것이 이익인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시스템 붕괴가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모든 걸 잘게 잘라서 전체를 이해하려는 환원주의적 움직임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 안에서 각 개념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예컨대, ESG의 경우도 E와 S와 G를 제각각 잘 수행하려 하기보다는 전체 시스템 안에서 각 개념이 어떻게 포괄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계적 ESG 실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헤럴드경제 논설실장

pils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