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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쌤

“오락가락 ‘K-방역’은 그만...윤석열 정부는 근거중심 과학 방역할 것”

By Kim Arin

Published : Feb. 8, 2022 -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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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 정기석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


[코리아헤럴드=김아린 기자] “병실이 부족해 중환자실에 입장도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지요.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거예요. 다시는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정기석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7일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가 자랑해왔던 ‘K-방역’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12월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코로나19 대응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정 위원장은 메르스 직후인 2016~2017년에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을 지내며 신종감염병 대응 체계 정비를 주도해 K-방역의 핵심인 3T(검사·추적·치료)의 초석을 다졌다.

정 위원장은 국민들이 보여준 협조에 비해 정부가 그에 상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학적 근거가 아닌 정무적 판단으로 접근해 “우왕좌왕, 오락가락하는 방역 체계가 되고 말았다”며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비전문가 부처의 개입으로 방역의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코로나19 주요 공약은 ▲ 백신 이상반응 피해 국가책임제 ▲ 마스크 착용 시설에서 방역패스 완화 ▲ 확진환자 재택치료원칙 전면 개편 등이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차기 정부가 들어서게 되는 5월, K-방역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캠프 내에서 코로나19 정책 공약 수립을 총괄하는 정 위원장에게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코로나 2년 총평한다면

“의료계에서 보기에는 굉장히 태평스럽게 병실 준비를 했다. 1차 때는 다행히 대구에 빈 병원이 있어서 환자를 다 보낼수 있었다. 그때 그나마 준비했던 병실들을 몇 달 뒤 다시 지정 취소를 하기 시작했다. 비용이 든다고. 2차 유행은 숫자가 크지 않아서 넘어갔지만 3차 유행이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준비를 제대로 안 해 병실이 부족했다. 

지난 4차 때 어땠나. 그 당시에 중증 이환율이나 치명률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위드코로나’를 강행하면서 (정부는) 많은 확진자 발생 가능성에 대비되어 있다고 했다. 막상 그 숫자가 닥치니까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지금 오미크론도 마찬가지로 늘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다급하게 방향을 바꾸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비슷한 위기가 반복되는 원인은 뭘까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 우리나라도 보건부를 신설해 보건부 장관이 컨트롤타워의 중심에서 총지휘해야 한다. 만약 다른 부처 간의 조정이 필요하면 보건부 장관의 권한으로 하면 된다. 꼭 국무총리가 나설 필요가 없다.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으니까 행안부 장관까지 나와서 신속 항원 검사를 하니 마니 얘기를 한다.”

— 어떤 정비가 가장 시급할까

“적어도 병원에 못 가고 죽어서는 안 된다. 12월 중순에 환자들이 병원에도 못 가고 사망을 했는데 정부가 달려들어서 준비하니까 지금 2천 개 정도 중환자 병상이 마련되어 있다. 그 사이에 의사나 간호사가 늘어난 것도 병상을 더 지은 것도 없다. 그러니까 있는 시설과 자원을 제대로 활용을 못 한 거다. 구슬이 막 흩어져 있는데 꿰지를 못한 거다.”

— 앞으로 거리두기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전체적으로 완화 전략으로 갈 수 있겠다. 그러나 오미크론은 지나가야 한다. 가장 건강하고, 병에 걸려도 중증으로 안 가는 집단부터 완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대학교 체육부 합숙소 같은 곳은 아주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할 필요는 없을 거란 얘기다. 특히  6, 7, 8월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그렇게 많지 않은 계절이다. 유행이 터지더라도 겨울과 같은 상황은 아니다. 실내 마스크만 잘해도 완화 전략 가능하다고 본다.

거리두기는 ‘짧고 굵게’ 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 질질 끌면서 길게 갔다. 작년에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그렇게 도대체 몇 달을 했나. 6개월 이상 했다. 재정 당국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만일 오미크론 다음에 ‘파이’가 오든지 ‘오메가’가 오든지 큰 파도가 오면 한 4주에서 6주 정도 확실하게 락다운을 계획을 할 생각도 있다. 그리고 보상을 다 해주는 거다.” 

— 거리두기 피해 재정 보상 대책은

“거리두기 단계를 설정할 때 이미 지원책이 같이 나와야 한다. 재정 지원도 병행하는 정책을 만들어야지 거리두기 실컷 해놓고 사후 약 처방하는 방식은 안 된다. 보상과 거리두기가 같이 가야 한다. 또 꼭 필요한 곳에 지원해야 한다. 지난번에 전 국민 다 나눠준 지원금 나도 받았지만 그런 돈은 진짜 피해받는 사람한테 가야 한다.”

— 영업제한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환기에 대해 지원을 할 거다. 환기가 잘 되어 있는 사업장은 더 긴 시간 영업을 하면서 손님을 받을 수 있게 해주고 환기가 불량한 곳에는 배기 팬을 보조해준다거나, 공조 시스템을 개선해주는 식으로 지원해줄 거다. 질병청 자료에 의하면 환기만 잘해도 30% 감염이 주는 걸로 나와있다. 1시간에 5분 정도만 창문을 열어놔도 공기가 한 번 다 바뀐다고 한다. 

이런 과학적인 근거로 지침을 세워 장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재작년 봄에  뉴욕에서 처음 유행이 번졌을 때 도로를 줄이고 바깥에 나와서 장사하게 해줬다. 감염은 많이 안 생기면서도 장사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해준 적이 없다.”

— 방역패스 적용은 적절한가

“마스크를 벗는 곳에서는 청소년이라도 방역패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마스크를 벗지 않고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마스크를 단단히 쓴다는 전제하에 방역패스가 필요 없다고 본다.

지금 아가들 빼놓고는 18세 이상 전 국민의 96%가 백신 접종 완료했다. 12세 이상 청소년 접종률도 80% 정도다. 그러면 100명 중에 불과 5명이 백신을 안 맞은 건데 방역 패스를 하나 안 하나 큰 차이는 없다고 보고 있다. 마스크를 쓸 수 있다면.”

— 백신 이상반응은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백신은 전 세계에서 처음 맞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는 현상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입증의 책임을 국민에 미뤘다. 그 반대로 해야 한다. 정부가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거다.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을 못 하면 백신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이상반응은 신고센터를 따로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은 신고하고 싶어도 신고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를 위한 전문 치료센터도 세우려고 하고 있다.”

— 재택 치료를 전면 개편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모든 환자를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우리는 그렇게 안 할 거다. 이거는 의사가 환자를 보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소방이 불 끄고 사람 구조하는데 누가 와서 뭐라고 간섭하지 않는다. 근데 이번에는 의료인들은 배제하고 보건복지부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공무원들이 다 했다.

확진이 되면 의사를 만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게 안전한 재택 치료의 핵심이다. 자택에서 격리시킬 것이 아니라 확진이 되면 의사를 한 번 만나게 해줘야 한다. 나는 폐렴을 거의 30년을 봐왔는데 폐렴은 워낙 조용하게 오기 때문에 환자를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재택 환자를 내버려두다가 갑자기 악화되는 거다. 환자 상태가 이상한 것 같으면 와서 사진도 찍고 의사가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진료를 한 적이 없다. 약도 의사가 재량권을 갖고 처방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재량권을 많이 줘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고위험군 분류다. 59세 환자는 굉장히 위험하고 60세는 멀쩡할 수가 있는데 기계적으로 나누면 안 된다.”

— ‘투명한 과학방역’이란 무슨 의미인가

“정부가 가진 데이터가 참 많은데 그 데이터를 활용을 안 한다. PCR 검사만 1억 건을 넘게 했다. 그런 자료를 갖고 있으면서도 풀지 않는다. 또 병원에서 가진 자료를 병원이 안 내놓는 것도 있다.

그런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에 실어서 공유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전산화가 중요하다. 아직도 역학조사를 손으로 한다. 데이터화 해서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를 할 거다.

아울러 전문위원회들도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회의 자료 공개를 해야지 위원들도 비밀이라고 하는데, 알려지는 걸 원치 않는 사람들은 안 오면 된다. 본인이 불리한 말 했다고 (공개를 원치 않으면) 안 오면 된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들이 와서 안에서는 딴소리하고 밖에서 다른 얘기하고 이러면서 자꾸 숨기는 거다.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 정부는 어떤 전문가에게 어떤 의견을 구해야 할까

“사실은 국가에 지금도 위원회 같은 기구가 없는 것은 아닌데 너무 편향된 전문가들만 쓰는 경우가 있다. 객관적인 사람들로 모인 자문단을 만들어서 정말 쓴소리도 들어가면서 정책을 만들어가고 집행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자문관이 되려면 전문성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그냥 자칭 전문가가 들어오면 안 된다. 여기서 전문가란 일단 그 방면의 연구 논문이 있어야 하고, 그게 대학이 됐든 연구소가 됐든 그 방면에 강의를 오랫동안 해왔거나 아니면 공공기관 혹은 민간 기관에서의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 3개 중의 3개가 다 있으면 최고고 그중에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근데 지금 코로나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그런 게 없는 사람도 보인다. 그런 진정한 전문가 단체를 만들고 싶다.”

— 보건부가 신설된다면 인적 구성은

“보건부 내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꼭 의사일 필요는 없다. 간호사도 좋고 보건학 출신도 좋다. 다만, 전문가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평생 뼈를 묻을 수 있고 어릴 때부터 커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보건의료정책실장을 하고 차관을 하고 장관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파우치 소장(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처럼 의료인이 계속 쭉 공직에 있어도 자부심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건부 장관도 꼭 의료인이 될 필요는 없다. 내가 (질병관리본부) 본부장할 때 독일 보건부 장관을 만났는데 그분은 변호사였다. 대신 보건 위기 상황이 터지면 장관은 뒤로 물러나 있고 차관이든 누구든 제일 전문가에게 권한을 어느 정도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

—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공공의료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모든 의료행위는 공공 의료다. 민간병원도 마음대로 돈을 받을 수가 없다. 비급여도 마음대로 받을 수가 없다. 급여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이상한 치료를 하면 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반드시 삭감이라는 게 들어온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의료에서 민간과 공공의 구분이 없다.

국공립병원의 의료가 상당히 낙후돼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인데 대통령도 안 가고 국무총리도 안 가고 아무도 안 간다. 중환자가 생기면 대학병원으로 가야지 국공립병원에서는 중환자 치료 다 못한다. 이번에도 민간 병원에서 코로나 중환자 절반을 봤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국공립병원은 국가와 지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거다. 그래서 국가에 위기가 생기면 그 병원은 즉시 그 위기에 대처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이런 일이 있을 때에는 병원을 싹 비우고 코로나 환자만 보는 거다.”

— 정부가 의료 현장과 잘 소통하려면

“재난 훈련과 마찬가지로 의료도 모의 훈련이 필요하다. ‘컨틴전시 플랜’을 의료계와 평소에 공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체 병상의 5%를 비우는 행정명령을 나는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 대학병원장, 의료원장을 지냈는데 이런 행정명령이 있다는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이런 식으로 동원하면 서로 힘들다. 

다음 팬데믹이 닥치면 병원들에 어떤 협조를 구하고, 그에 따른 비용과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지 미리 논의해야 한다. 의정협의체를 상설화시켜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중앙뿐만 아니라 시군구에 다 만들어야 한다. 시군구에는 의사회, 간호사회, 병원협회 다 있다. ‘우리 동네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이렇게 하겠다,’ 라고 준비를 해놓는 거다.”

— 성공적인 위험소통이란

“직관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 지금은 뭐 하나 하려면 정말 열심히 찾아야 한다. 하여튼 복잡하다. 기준이 많이 바뀌어서 나도 지친다. 도대체 뭐가 기준인지 따라갈 수가 없다. 간결한 메시지로 전해야 한다.”

— 코로나가 주는 교훈이 있다면

“이번에 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우리가 몇백 조를 잃었는지 모른다. 보건 위기가 왔을 때 경제에 어마어마한 타격이 있다는 걸 이제 모두가 알았다. 어마어마한 돈을 쓰면서 국방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건도 마찬가지다. 소방도 한 달 내내 불 안 난다고 축소하지 않는다.

앞으로 바이오사이언스가 국가 소득에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이번에 화이자가 번 돈이 얼마겠나. 미국이 투자하는 규모를 보면 우리랑 게임이 다르다. 우리도 투자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이렇게 끌려가게 된다. 보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보건부는 독립돼야 한다.”

— 위원장의 제언이 실제 공약에 잘 반영되는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윤 후보가 궁금한 점에 대해 통화도 하고, 선대위에서 (코로나 관련해) 나가는 워딩을 봐주기도 한다. 다만, 나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본업이 교수다 보니까 전문가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그럼 위원회에서 올라오는 의견이나 공약 사항들에 대해 회의를 한다. 실현 가능할 것인지, 예산 당국과 검토도 필요하다. 새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해 (공약에) 반영하고 있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