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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행·낚시…세계 주요 정상들의 여름 휴가법

By Park Ju-young

Published : Aug. 6, 2017 -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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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며 세계 각국 정상들도 잠시나마 공무에서 벗어나 '망중한'을 만끽하는 모습이다.

AP통신, ABC 방송 등 미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17일간 취임 후 첫 장기 휴가에 돌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이 여름에 2주 이상 장기휴가를 떠나는 것은 관례로 여겨진다.

'골프광'으로 잘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첫 여름 휴가지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택했다.

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를 즐기는 동안 백악관 건물의 냉난방 시스템 교체, 본관 내·외벽 도색, 카펫과 커튼 교체, 기자실 천장 누수 공사 등 낡은 시설 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서양 건너 유럽 각국 정상들도 휴가에 들어갔다.

유럽의 두 여성 리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산악 휴양파'로 분류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이탈리아 북부 산악 휴양지 쥐트티롤(남티롤) 줄덴에서 남편 요하임 자우어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로 9년째 같은 지역, 같은 4성급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데 복장마저 체크무늬 셔츠에 베이지색 바지로 수년째 똑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켈은 남편과 함께 산행하거나 맥주를 마시며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 역시 지난달 이탈리아 북부 휴양지에서 3주간의 여름 휴가를 시작했다.

메이 총리는 데센자노 델 가르다의 호숫가 거리에서 남편 필립과 함께 편안한 복장으로 산책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녀는 스위스 알프스 산간 지역으로 이동해 하이킹을 즐기며 2주간 더 머물 예정이다.

산적한 현안으로 인해 아직 휴가를 '안 갔거나' '못 간' 정상도 많다.

취임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휴가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9월 말까지 노동법 개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업무에 더 몰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부인 브리짓 여사와 엘리제 궁 참모들은 최근 지지율 급락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는 대통령에게 잠시라도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한 뒤 개각을 단행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휴가를 미루고 있다.

아베 총리는 보통 이맘때쯤 지역구가 있는 야마구치(山口)현을 찾거나 골프를 치면서 휴가를 보내는데, 올해는 급락한 지지율로 퇴진 위기에 몰린 탓인지 아직 휴가 일정에 대한 언급이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9월까지 특별한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

다만 지난 2일 남시베리아 산악지대에서 하루 동안 낚시를 즐기며 머리를 식혔다.

그는 2013년 7월에도 러시아-몽골 국경 근처 호수에서 낚시를 즐기며 휴가를 보냈는데, 당시 세계적 기록 수준인 21㎏짜리 강꼬치고기를 낚았다고 밝혀 진위 논란과 함께 큰 관심이 쏠렸다.

크렘린 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낚시 여행에서도 물고기를 낚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때보다 더 즐겁게 지냈다"며 "조만간 관련 정보나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휴가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조만간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참석해 휴가를 겸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전현직 수뇌부가 7월말∼8월초 휴가를 겸해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80㎞ 떨어진 보하이(勃海)만의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 휴양지에 모여 국정, 인사 방향을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4박5일 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5일 청와대에 복귀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둘러보고, 경남 진해 해군 기지 내 군 휴양시설에 머물며 각종 국내외 현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휴가지인 진해에서 리야미자드 리야쿠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