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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적자 감축 압박…워싱턴 향한 경종?
S&P, 美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강등 배경은?
재정위기 불안감 확산

세계 금융시장 출렁

주요국 주가↓ 유가↓ 금값↑


무디스·피치는 현행 유지

美정부 “정치적 판단” 반발


“전후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떠받치던 한 축이 흔들렸다.” 18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국제 신용평가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다. 2차대전 때는 물론 지금까지 미국에 최고등급인 AAA를 부여해 온 S&P의 이번 조치가 당장 시장에 다각적인 파장이 미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치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에 대한 ‘정치적 압박’ 무게=S&P가 이번 강등의 배경으로 지목한 것은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급증하는 부채다. S&P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같은 AAA 등급을 받고 있는 국가들과 비교할 때 재정적자가 크고 부채는 급증 추세인 반면 대처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이유를 밝혔다.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8%, 국가부채는 GDP의 70%를 웃돌 전망이다. 재정적자 감축을 두고 민주ㆍ공화 양 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점도 강등의 배경이 됐다. S&P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2년이 더 지났지만 미 당국자들은 재정악화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지, 또 장기 재정압력을 어떻게 완화할지 등에 합의하지 못했다”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2년 내에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확률이 최소한 33%라고 지적했다.

S&P의 전례없는 조치에 금융권의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이번 강등 조치가 실제 등급을 하향 조정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S&P의 조치가 ‘워싱턴을 향한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백악관과 미 의회가 적자 감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국채금리가 내린 점도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반면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채권왕’ 빌 그로스는 18일 미 국채보다는 채무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독일, 캐나다 및 브라질 국채를 사도록 투자자에게 권고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T 기고문에서 “미국이 세계 통화 체계의 중심이라는 지위를 스스로 손상할 위험도 있다”면서 “미국은 S&P의 경고를 분명히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美 “정부능력 과소평가” 반박=S&P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 정부는 “다분히 정치적 판단”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미 재무부의 메리 밀러 금융시장담당 차관보는 “(S&P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지도자들이 국가적 당면 과제인 재정건전성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디스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미 여야가 합의한 재정삭감안이 채무 및 적자 수준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한 것도 미 당국의 반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S&P의 이번 조치로 미국에 본격적인 재정위기가 닥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 전 세계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4% 하락했고, S&P 500 지수 역시 1.10% 하락했다. 영국 FTSE 100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2.10%와 2.35% 하락하는 등 유럽 증시도 나란히 떨어졌다. 미국의 재정적자 악화로 석유수요 감소 우려가 부각되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54달러(2.3%) 하락한 배럴당 107.12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뉴욕 금 가격은 6월물이 지난 주말보다 6.90달러(0.5%) 오른 온스당 1492.90달러를 기록,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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