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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더머니]은행들 NPL 충당금 더 쌓는다…정책지원으로 위험 잠재
만기연장·상환유예로
건전성지표 착시효과
올 이익목표치도 하향

[헤럴드경제=서정은·이승환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채권(NPL) 매각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유예 등의 조치 덕분이다. 하지만 지원이 중단되면 부실이 다시 늘어날 위험이 존재한다. 은행들은 이에 대비해 올해 충당금을 더 쌓기로 하고 순이익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정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의 NPL 매각규모는 1조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431억원(24%) 줄어든 수치다. NPL은 채무자의 신용이 저하돼 채무상환이 불분명한 채권을 말한다. 여러 금융사들이 NPL을 보유하고 있지만, 은행권 비중이 압도적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 NPL 규모를 4조원대 초반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전년대비 최소 10~15% 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출을 해준 뒤, 단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으로 분류한다. 평소대로라면 요주의 아래로 분류했어야 할 대출이 정책지원에 힘입어 정상으로 분류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수치상 건전성도 좋아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65%로 전년 동월 대비 0.20%포인트 낮다. 부실채권 규모도 14조1000억원으로 1년만에 2조7000억원이 줄었다.

‘건전성 착시’를 우려하는 은행들은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후폭풍을 대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월말 종료 예정이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재연장할 방침이다. 하지만 언젠가 지원이 종료되면 대규모로 NPL 물량이 쏟아져 매각 규모가 급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부실채권 발생시 상황에 따라 회수, 추심, 매각 등을 거치는데 매각가율은 40~50%대에서 80~90%대까지 가기도한다. 물량이 많을 수록 매각가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엔 손해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에 비해 높게 잡았던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회복 기대와 함께 잠재부실채권 증가 위험을 모두 반영하는 방향이다. 이 때문에 수정된 목표치는 지난해 실적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작년 순이익보다 다소 낮춰 잡았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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