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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고향' 알리는 비석에 웬 영문 표기

By Yonhap

Published : Nov. 15, 2020 -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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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고향 보은' 비석의 영문 표기 (보은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내용 캡처) '훈민정음 고향 보은' 비석의 영문 표기 (보은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내용 캡처)
충북 보은군의 자랑인 속리산의 초입 3만㎡ 부지에는 '정이품송공원'이 조성돼 있다.

2018년 11월 개장 당시 '훈민정음마당'이라고 이름 붙였던 보은군은 신미대사를 한글 창제의 주역으로 묘사했다는 역사 왜곡 논란이 일자 올해 2월 지금의 명칭으로 바꿨다.

신미대사는 출가해 입적할 때까지 속리산 복천암에 기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은군은 신미대사가 한글 창제에 기여했다는 설화 내용을 지우는 보수공사를 했지만, 이 공원에는 '훈민정음 고향 보은'이라고 쓰인 비석이 남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석 받침석에는 영문 표기가 포함된 '참 좋아you 보은'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보은군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이향래 전 군수 재직 당시인 2008년 12월 만들어진 '좋아you 보은'에 정상혁 군수가 '참' 한 자를 추가한 것이다.

그러나 훈민정음 관련 비석에 굳이 영문 표기가 포함된 슬로건을 새겨야 했느냐는 지적이 있다.

최근 보은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훈민정음 고향 보은' 비석에 '참 좋아you 보은 '이란 글자가 있다. 꼭 'you'라고 표기해야 했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사투리의 어미를 왜 영문으로 표기한 것인지, 한글 창제를 기념한 비석에 영문 표기를 넣을 필요가 있었는지를 지적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공원을 정비하면서 훈민정음 관련 시설을 모두 없앨 수는 없었다"며 "확인 후 조처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보은군은 '참 좋아you 보은' 외에 지명과 함께 '죽어서도 은혜를 갚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결초보은'이라는 브랜드도 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