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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마디에 '침방울' 수천개...마스크 안 쓰면?

By Yonhap

Published : April 8, 2020 -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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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말할 때 튀는 무수한 침방울이 공기로 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데 무게를 싣는 연구결과가 미국 정부 기관에서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레이저 이미지와 초고속 동영상을 이용해 사람이 말을 할 때마다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침방울 수천개가 공기에 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실험에서 사람이 "건강해"(Stay healthy) 라는 짧은 어구를 말하더라도 0.017초(17밀리초·ms) 사이에 침방울이 360개나 쏟아져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이런 방식으로 공기 중에 침방울을 내보내면 이에 노출된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침방울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를 지닐 수 있는지는 따로 분석하지 않았으나 홍역과 독감 바이러스와 같은 다채로운 호흡기 병원체를 지니기에 충분히 크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억제하는 데 있어 이번 연구결과가 크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말하는 것과 입에 바이러스가 담긴 액체가 있다는 게 코로나19가 전염되는 중대 메커니즘으로 증명된다면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종류를 불문하고 천으로 된 입마개를 하는 것,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씻기를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감염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팬데믹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건강한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지속하는 논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약국이나 식료품 잡화점처럼 물리적으로 일정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장소에 갈 때 천으로 얼굴을 가리라고 대중에 권고했다.

이는 일견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 상반되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WHO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으로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질병의 전염을 막았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는 권고를 최근 재검토 끝에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마스크로 사용되는 천을 통과해 인체로 들어갈 수 있는 까닭에 마스크 착용자가 자신의 감염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WHO는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증세를 나타내지 않는 이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점, 마스크 착용으로 감염자가 공기 중에 침방울을 덜 퍼뜨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집에서 만든 눅눅한 마스크를 쓰면 어떤 말을 해도 침방울이 특정 수준 위로 늘지 않으면서 침방울 배설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