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장관대행, '경질' 함장에 "멍청해" 인신공격

  • Published : Apr 7, 2020 - 09:15
  • Updated : Apr 7, 2020 - 09:15

(AFP-연합뉴스)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승조원들의 하선을 요청하는 서한을 국방부에 보냈다가 경질된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에 대해 "멍청하다", "배신" 등의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부었다.

경질 조치를 두고 부적절성 논란이 제기돼온 와중에 이러한 언행이 알려지자 민주당이 해임을 요구하며 공세를 퍼붓는 등 거센 역풍에 직면한 모양새이다. 군 내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CNN 등 미 언론이 6일(현지시간) 연설 원고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모들리 대행은 이날 오전 루스벨트 호 승조원들에게 한 연설에서 "내 생각에 그(크로지어 전 함장)가 우리가 사는 정보의 시대에 이러한 정보가 공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배의 함장이 되기에는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지나치게 멍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가능성은 그가 고의로 그랬다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 전 함장을 경질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발언은 괌에 정박 중인 루스벨트 호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모들리 대행은 또한 연설에서 "그것은 배반이었다"며 "이는 나와 전체 지휘 계통에 대한 신뢰의 배반"이라고 비난했다.

모들리 대행은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승조원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이해한다. 그리고 여러분이 남은 평생 나에 대해 분노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분노는 여러분의 임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로지어 전 함장이 감정적 결정을 내렸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또한 언론에 대해서도 각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국론분열을 조장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모들리 대행의 이날 연설은 그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뒤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진보적 평론가들과 소셜 미디어, 그리고 전직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함께 상당수의 군 당국자들이 정확한 진상 조사를 끝마치기도 전에, 그리고 하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크로지어 전 함장을 경질한 모들리 대행의 조치에 반대해왔다고 CNN은 보도했다.

당장 상·하원 군사위원들을 포함, 민주당 의원들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게 모들리 장관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며 파상 공세에 나섰다. 일부는 그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리처드 블루멘털(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충격적 발언을 한 모들리는 가차 없이 해임돼야 한다"며 모들리 대행이 승조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모들리 대행)는 그들의 신뢰를 배반했다"며 국방부는 당장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군 출신의 일레인 루리아(민주·버지니아)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에스퍼 장관은 모들리 대행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들리 대행의 연설이 함정 위 승조원들 사이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켰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전했다.

그러나 모들리 대행은 자신의 연설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이후에도 발언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CNN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보낸 성명에서 "나의 마음에서부터 나온 말들이며 진심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강조를 위해 사용됐던 비속어를 포함해 내가 한 모든 말을 고수한다"며 "해군 함정에 복무해온 그 누구라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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