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속 문광·기택 이름 어떻게 지었나…영화 뒷이야기

  • Published : Feb 12, 2020 - 10:37
  • Updated : Feb 12, 2020 - 10:38
 
(CJ ENM)

오스카상 4개를 휩쓴 '기생충' 열풍이 일면서 영화 속 뒷이야기들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최근 발간된 '기생충' 각본집에 실린 봉준호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배우 이정은이 연기한 부잣집 가사도우미 '문광(門狂)'은 '문을 열고 미친 사람이 들어온다'라는 뜻으로 작명했다고 한다. 실제로 박 사장네에서 쫓겨난 문광은 비가 오는 날 박 사장네 초인종을 누르고, 그때부터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폭주한다.

봉 감독은 "기우가 처음 부잣집을 갈 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문광이고, 후반부에서 지하실 헬게이트를 여는 사람도 문광"이라고 설명했다.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은 정치인 이기택을 떠올리고 지었고, 충숙은 태릉선수촌 라커룸에 붙었을 법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하남 '근세'는 갑근세에서 따왔고, 건축가 '남궁현자'는 화면에 나오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각인시키기 위해 특이한 이름으로 지었다고 했다.


(CJ ENM)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 중 하나는 기우(최우식)가 다혜(정지소)의 공책에 과연 뭐라고 적었는지다. 제시카(기정)를 기우 여자친구라고 오해한 다혜에게 기우는 '제시카가 장미라면 너는 이거'라고 하며 공책에 뭔가를 적어 보여준다.

봉 감독은 "최우식 씨가 공책에 뭐라고 썼는지는 저도 모른다"면서 "테이크마다 다른 말을 썼다고 하는데, '웃어'라고 쓴 적도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박사장네 지하 공간을 설계할 때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요세프 프리츨: 악마의 얼굴'을 참고했다. 봉 감독은 "내용은 전혀 관계없고, 그 집 지하 벙커 구조 등 일부 이미지를 차용했다"고 말했다. 요제프 프리츨 사건은 친딸을 24년간 감금하고 성폭행해 일곱 아이까지 낳게 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또 프랑스 파팽 자매 살인사건은 시놉시스 단계서부터 참고 자료로 봤다고 했다. 이는 1933년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도시에서 하녀 자매가 고용주 부인과 그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봉 감독은 '기생충' HBO 드라마 제작과 관련해선 "(오는 5월 방영을 앞둔) '설국열차' 드라마 제작에는 큰 개입은 안했다"면서 "기생충'은 인물마다 전사, 영화 밖 이야기를 생각해둔 게 있어서 전달할 계획이다. 박서준 씨가 연기하는 민혁의 이야기, 남궁현자와 문광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라고 귀띔했다. '기생충' 드라마에는 봉 감독을 비롯해 영화 '빅쇼트', '바이스'를 연출한 애덤 매케이 감독과 CJ ENM이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