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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미안해"…발 절단 바다거북 의족 차고 다시 헤엄쳐

By Yonhap

Published : Jan. 14, 2020 -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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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차고 방향 트는 법 배우는 중…바다로 못 돌아가도 삶이 나아지길"

인간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지느러미발을 잃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던 태국의 한 바다거북이 연구진의 도움으로 '의족'을 부착해 다시 헤엄칠 수 있게 됐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멸종 위기종인 올리브각시바다거북 암컷 구디(Goody)는 수 년 전 태국 푸껫 바다에서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왼쪽 지느러미발을 잃었다.

이후 해양생물 보호 구역으로 옮겨진 뒤에도 한쪽 지느러미발이 없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해 왔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구디는 지난주 사람들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태국 최초의 인공 지느러미발을 부착하게 된 것이다.

환경보호 당국과 쭐라롱껀 대학 연구팀은 구디처럼 사람들이 바다에 쳐놓은 그물 등 각종 장애물로 상처를 입거나 불구가 된 바다거북들을 위한 인공삽입물을 개발해 왔다.

'의족' 개발에 참여한 수의사 난따리까 찬수에는 통신에 "이제 구디는 보다 더 잘 헤엄치고 있다. 지금은 기존 지느러미발과 인공 지느러미발을 이용해 방향을 트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느러미발을 잃은 바다거북을 위한 '의족' 개발은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시도됐지만, 태국에서는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바다거북들은 바다에 버려진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삼키거나,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이나 선에 지느러미발이 걸린 뒤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불구가 되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구디처럼 그물에 걸린 뒤 발견돼 보호시설로 옮겨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 경우에도 불구 상태로 남은 생을 살아가야 했었다.

이번에 시도된 구디의 '의족 부착'이 성공적인 것으로 입증되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바다거북 10마리도 조금 더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의사 난따리까는 "'의족'을 차더라도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보호시설 내에서라도 보다 나은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