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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집안이지만 하찮은 대우…그래도 수족관에선 인기짱

By Yonhap

Published : Nov. 24, 2019 -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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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와 사촌지간 개복치…한 번에 3억개 넘는 알 '산란왕'
알·새끼 돌보지 않아 생존율 미미…살아남으면 하루 1㎏씩 폭풍 성장
껍질은 수육으로, 살은 데쳐서 물회나 무침으로…매운탕으로 먹기도


복어 사촌인 개복치는 최대 몸길이 3∼4m, 몸무게 1t을 넘어서는 대형 바닷물고기다.

머리 부위가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습을 하고 있고, 한쪽을 눌러놓은 달걀 모양을 닮았다.

덩치에 비해 입, 눈, 아가미는 작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몸통 위아래로 길게 달려있다.

특이한 모습 때문에 수족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닷물고기다.

수명은 20년 정도다.

개복치는 이름도 특이하다.

우리말에서 무언가를 낮잡아 부를 때 '개'라는 말을 앞에 붙인다.

물고기를 낮춰 부를 때는 고기 '어'(魚)를 안 쓰고 '치'를 많이 쓴다. 멸치나 꽁치가 그렇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연합뉴스) (아쿠아플라넷 제주-연합뉴스)

개복치는 복어와 같은 집안이면서도 천대하는 말이 이름에 두 개나 붙어있다.

개복치는 인도네시아, 뉴기니섬, 호주 북부 등 태평양 서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 연안에도 산다.

평소에는 바다 중충에서 살다가 하늘이 맑고 파도가 잔잔한 날이면 수면으로 올라와 등과 등지느러미를 내놓고 유유히 헤엄친다.

성질이 아주 우둔하고 움직임도 느려서 수면에 떠다니다가 배가 다가가는 줄도 몰라서 그냥 잡히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선탠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어로는 턴 피시(Turn fish), 오션 선피시(Ocean sunfish)라 한다.

학명은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하는 '몰라 몰라'(Mola mola)다.

개복치는 기동성이 없어서 입 부근으로 흘러오는 작은 어류, 부유성 갑각류, 동물성 플랑크톤 등을 먹는다.

특히 해파리류를 주로 먹고, 오징어류나 조개류를 먹기도 한다.

하루에 몸무게가 1㎏ 늘어날 정도로 빨리 자라는데 다른 물고기가 20∼500g 자라는 것과 비교하면 폭풍 성장이다.

암컷은 몸길이가 1.2m 정도로 자라면 한꺼번에 3억개 정도 알을 낳는다.

어류 중에 가장 많은 양이다.

개복치는 낳은 알과 부화한 새끼는 전혀 돌보지 않는다.

부화한 새끼 대부분도 초기에 다른 물고기 먹이 등으로 희생된다.

3억개 알 중에서 성어가 되는 것은 1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개복치는 덩치가 커서 부위별로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껍질은 삶아서 수육으로, 부드럽고 흰 살은 데쳐서 물회나 무침으로 먹는다.

매운탕으로 끓이기도 하며 데친 창자, 위, 간 등은 기름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