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안경비대의 긴박한 구조드라마…7cm 선체구멍 뚫어 물 공수(종합)

  • Published : Sept 10, 2019 - 09:19
  • Updated : Sept 10, 2019 - 09:19
현장책임자 "구출된 선원들은 안도하고 행복해 보였다"
애틀랜타총영사 "美구조팀도 빠른 진전 추측 못한 듯"


선체에 걷힌 한국인 선원 4명의 '전원 무사구조'로 마무리된 미국 해안경비대(USCG)의 구조작업은 한편의 긴박한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號)가 미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해상에서 전도된 지 41시간 만에 선체에 갇혔던 한국인 선원 4명은 전원 구조됐다.

해안경비대는 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자연자원부 해안자원국 본부에서 골든레이호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구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해안경비대는 이번 구조 과정을 트윗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해안경비대 찰스턴지부를 이끄는 존 리드 대령은 "꽤 거칠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선원들이 갇힌 선체 내부에 대해선 "외부보다 상당히 더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이날 브런즈윅의 외부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고 습기까지 높은 상황이라 자칫하면 선체에 갇혀 있는 이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미 구조팀은 선체에 작은 구멍을 뚫어 선체에 갇힌 선원들에게 음식료품을 공수했다.

우선 선체에 각 3인치(7.6cm) 크기의 구멍 3개를 뚫어, 선원 4명 가운데 3명이 함께 머무는 공간에 음식과 물을 공급했다.

생존자들이 허기를 채우면서 탈진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해안경비대는 추가로 구멍을 만들어 이들 3명의 선원이 빠져나오도록 출입구를 만들었다.

따로 떨어져 있었던 나머지 1명의 선원은 엔지니어링 칸의 강화유리 뒤편에 갇혀있었던 탓에 마지막으로 구조됐다.

별도 공간에 있었기 때문에 식수를 비롯한 기본적인 필수품을 공급받지 못했다. 다만 환풍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공기 흐름 상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선원들은 대체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리드 대령은 회견에서 "30시간, 35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낸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컨디션이었다"면서 "구조된 한국인 선원들, 안도하고 행복해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조된 직후, 미국 구조대원들에 둘러싸인 채 환하게 웃는 한국인 선원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일부 선원들은 부축을 받아 대기 중인 보트까지 스스로 걸을 수 있는 정도로 이동이 자유로운 상태였다고 리드 대령은 설명했다.

사고 발생 이틀째 접어들면서 구조작업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전으로 진행됐다.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는 이날 한국 사고대응반이 자리 잡은 조지아주 브런즈윅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미 해안경비대도 이렇게 빨리 (구조작업이) 진전되리라 추측 못 한 것 같다. (구조 시점을) 내일 새벽까지 얘기할 정도로 상당히 길게 봤다"면서 구조 작업이 예상보다 신속하고 순조롭게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구출된 선원들의 가족은 10일부터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골든레이호는 전날 새벽 브런즈윅항에서 12.6㎞ 떨어진 해상에서 선체가 좌현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승선한 24명 중 20명이 먼저 구조됐으며 나머지 한국인 선원 4명은 이날 차례로 구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