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물의로 불명예 퇴직하는 간부 '송별회에 감사패까지'

  • Published : Jan 15, 2019 - 15:53
  • Updated : Jan 15, 2019 - 15:53

부산디자인센터 고위 간부 A씨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으나 퇴직 때까지 계속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디자인센터는 계약 기간 종료로 퇴직을 앞둔 해당 간부를 위한 송별회를 마련했고 직원 명의로 감사패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A씨 성추행 사건은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던 지난해 3월 언론에 보도되면서 처음 외부에 알려졌다.

부산시 공무원 출신으로 부산디자인센터 고위 간부로 근무한 A씨는 2016년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옆자리에 앉아 허벅지를 만지는 등 3차례에 걸쳐 여직원 2명의 신체를 만졌다는 공소사실이 1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지난해 10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15일 부산디자인센터 등에 따르면 A씨는 유죄 판결 이후에도 계속 부산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다가 계약 기간(2+1년)이 만료된 지난해 12월 31일 퇴직했다.

퇴직에 앞서 12월 28일 저녁 회사 인근 식당에서 A씨를 위한 송별회가 열렸다.

30일에는 부산디자인센터 접견실에서 직원 명의로 A씨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송별회와 감사패 전달 자리에는 강경태 신임 부산디자인센터 원장을 비롯해 주요 간부 등 직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피해자 아픔을 감싸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관이 성추행 가해자를 위한 송별회 자리를 마련하고 직원에게 송별회에 참석하라는 메일까지 발송했다"며 "불명예 퇴직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패를 제공한 것을 보면 지난해 일어났던 미투 운동이 과연 해당 간부의 문제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디자인센터는 "지난해 직장 내 성희롱 사건으로 A씨에게 직위해제와 정직 1개월 중징계를 내렸다"며 "A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지만, 항소를 제기해서 형이 확정되지 않아 변호사 자문을 검토한 결과 동일사건으로 처벌할 수 없는 일사부재리 원칙과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징계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A씨 송별회 논란과 관련 "연말이라 송년회를 겸해서 A씨가 참가하는 회식 자리를 마련했지만, 전체 직원 80여 명 중 참석 의사를 밝힌 20명에게 간담회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는 메일을 보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외부 위원이 성희롱 문제로 개별 상담을 하고 성폭력 징계 관련 양형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직장 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A씨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조직 발전에 기여한 공도 있다고 판단해 일부 직원이 감사패를 만들어 전달했고 공식적인 자리는 절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