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김은정팀' 누른 새 女컬링국대

  • Published : Nov 2, 2018 - 18:50
  • Updated : Nov 2, 2018 - 18:55

"시니어 데뷔하자마자 태극마크를 달아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고 있어요. 지켜봐 주세요."

컬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과 "영미∼" 열풍으로 지난겨울을 뜨겁게 달군 스포츠다.

여름, 가을을 보내고 새로운 겨울을 맞이하며 컬링 열풍을 이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다.
 

여자 컬링 국가대표. 왼쪽부터 김민지, 김혜린, 양태이, 김수진 (연합뉴스)

새 여자컬링 대표팀 춘천시청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난 8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평창올림픽 은메달 주역 '팀 킴' 경북체육회(스킵 김은정)를 꺾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제치고 새 국가대표가 되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스킵 김민지(19), 리드 김수진(19), 세컨드 양태이(19), 서드 김혜린(19)으로 구성된 새 여자컬링 대표팀은 지난 2월 경기도 의정부 송현고등학교를 나란히 졸업하고 춘천시청에 입단한 '단짝 친구들'이다.

2018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PACC) 개막을 하루 앞둔 2일 강원도 강릉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호텔에서 여자컬링 대표팀을 만났다.

이들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컬링월드컵 1차전에서 시니어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르고, 이번에 안방에서 열리는 첫 국제대회에 출격한다. 경기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경기장이었던 강릉컬링센터다.

김민지는 "올림픽 때는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입장이었는데, 직접 경기에 뛰다니 설렌다"라고 말했다.

양태이는 "메달을 딴 언니들(경북체육회)처럼 우리도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태극마크의 책임감을 보였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의 뒤를 잇고 있기에 부담감도 크다.

양태이는 "올림픽 이후 컬링이 많이 알려졌더라. TV 광고도 나오니 신기했다"고 웃었다.

김민지는 "컬링 인기가 계속 높아지려면, 우리의 성적이 잘 나와야 할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선수권에서 경북체육회는 2년 연속으로 우승했다. 김수진은 "저희도 이번에 우승해서 3년 연속 1등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하면, 내년 3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3위에 오르면 내년 1월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예선전 출전권을 얻는다.

국가대표로서 눈앞의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은 조급한 마음은 버리려고 한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 대회에 데뷔한 이들은 이번 아시아태평양선수권에 출전한 남녀 16개 팀 중 평균연령이 낮은 팀으로 꼽힌다.

지난달 컬링월드컵에서는 1승 5패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김민지는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태이는 "기존보다 더 세계적인 선수들과 해봤다. 수준 높은 대회라는 것을 느꼈다.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컬링 대표팀의 이승준 코치는 "선수들은 어린 나이에 빠른 속도로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도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서 정말 잘하고 있다. 우리도 노력한다면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잘하는 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송현고 컬링부 소속이던 주니어 시절인 2016·2017년에도 2년 연속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 오르며 성인팀을 위협했었다.

김수진은 "우리가 졸업 후 같은 실업팀에 입단한 이유가 있다. 함께 간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그 이후에도 쭉쭉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같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경북체육회가 의성여고에서 함께 컬링을 시작했던 것처럼 지금의 대표팀도 의정부 민락중에서 컬링을 접했다. 김혜린과 김민지는 1학년, 김수진은 2학년 때 민락중 컬링부에 들어갔고 나란히 송현고에 진학했다. 여기에 회룡중에서 컬링을 했던 양태이가 송현고 컬링부에 합류하면서 지금의 팀이 꾸려졌다.

이승준 코치는 민락중부터 송현고까지 이들을 지도하며 지금의 대표팀을 만들었다.

지금도 합숙 생활을 하면서 컬링 외 생활도 공유하는 가족과 같은 사이로 지낸다.

끈끈한 팀워크와 믿음을 바탕으로 '우리는 앞으로 성장할 팀'이라는 자신감도 쌓아 올렸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경북체육회 언니들과도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김수진은 "선의의 경쟁, 그런 게 있어야 우리도 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컬링 발전을 위해 경쟁이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