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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국총리 "전 세계, 또다른 금융위기로 나아가고 있어"

By Yonhap

Published : Sept. 13, 2018 -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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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했던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또 다른 금융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2008년과 달리 현재 글로벌 경제는 민족주의와 보호주의 등으로 서로를 비난하는데 빠져 있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글로벌 금융위기 10주년을 맞아 13일(현지시간)자 지면에 브라운 전 총리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2007년 6월 토니 블레어 전 총리로부터 자리를 넘겨받은 브라운 전 총리는 직후에 금융위기가 닥치자 주요 20개국(G20) 출범을 주도하는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위해 노력했다.

브라운 전 총리는 또 다른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해 묻자 "우리는 미래의 위기로 향해 몽유병 환자처럼 나아가고 있다"면서 "단계적으로 위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심각한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 전 세계는 리더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로부터 촉발됐지만 향후 무엇이 금융위기를 불러올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사람들이 더 큰 위협을 감수하는 등 경제 사이클이 끝날 무렵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신흥국에도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닥쳐올 위기와 관련해 2008년 위기 때처럼 중앙은행이나 정부 간 협력은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보호주의가 국제사회 협력의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들이 민족주의화하면서 보호주의와 포퓰리즘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무역과 기후변화, 핵확산 금지와 관련해 국가들이 서로 다투고만 있지 협력의 정신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또 다른 위기가 촉발되면 각 나라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년 전과 달리 기준금리 인하, 감세와 정부지출 확대, 글로벌 경제에 자극을 가져왔던 중국 경제와 같은 위기 극복 도구 역시 사용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브라운 전 총리는 10년 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은행 등 금융기관에 충분히 책임을 묻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은행원 중 일부를 감옥에 보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가 충분하지 못했다. 은행원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감옥에 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없고, 정부가 은행을 구제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충분하고 강력한 메시지 역시 보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