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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통화가치 1년 반 만에 최대폭 급락…매도압박 지속될 듯

By Yonhap

Published : May 8, 2018 -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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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약 1년 6개 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각국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안감이 증폭된 결과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의 신흥국 통화지수는  지난 주 1.7% 하락했다.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깨고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돼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2016년 11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주간 기준최대 낙폭이다.

JP모건 신흥국 통화지수는 7일 오전장에서 0.29% 하락했다.

이날이 영국 은행들의 휴일이어서 외환 딜러들의 거래가 평소보다 활발하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거래가 반영되지 않은 지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달러화에 대한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0.85%가 하락해 신흥국 통화로서는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랜드화 가치는 0.44%가 떨어졌고 필리핀 페소와 러시아 루블, 인도 루피화도 각각 0.4% 선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6.2%가 하락했던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거래는 런던 시장의 오후장에서 시작된다.

신흥국 통화들이 흔들리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해당 국가들이 안고 있는 내부적 문제들이 외환시장에서 불안 심리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3∼4차례 금리를 인상하리라는 전망이 확대된 탓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뚜렷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지난달 1일 2.72%에서 점차 상승해 지난달 25일에는 3% 선을 넘어섰다. 이처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올라가면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은 줄어 든다.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들이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로 자금을 차입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채권을 사들이는 거래를 말한다. 캐리 트레이드는  최근까지 신흥국 통화들에 대한 수요를 키운 요인이었다.

몇몇 신흥국들의 내부 문제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외환시장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주 3차례 금리를 인상해 기준 금리를 27.25%에서 40 %로 끌어올렸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에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는 게  투자자 들의 시각이다.

터키도 인플레이션으로 고민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목표보다 2배가 높은 10% 선으로 올라섰지만, 정부는 6월의 조기 총선을 의식해 경기부양 조치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글로벌 외환 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신흥국 통화가 지난주 강력한 매도압박을 받았고 이번 주에도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 투자자들이 미국의 생산자와 소비자 물가 지수를 주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두 지수는 9일과 10일에 각각 발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