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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대장이 불난 차 안에 있는 여성 구조…산불도 진화

By Yonhap

Published : April 19, 2018 -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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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사단 예하 대전 서구대대장 최영일 중령 "국민 구하는 건 군인의 임무"

한 육군 대대장이 불이 난 차 안에 있는 여성을 구하고, 차에서 옮겨붙은 산불 진화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육군 32사단 예하 대전 서구대대장인 최영일(44) 중령.

최 중령은 지난 17일 오후 7시 40분께 퇴근길에 서구 관저동 부근 한 도로변에서 흰색 SUV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가까이 다가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번개탄에서 시작한 불로 차 안은 연기가 자욱했고, 운전석에는 40대 여성이 고개를 돌린 채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었다.

다행히 문이 잠겨있지 않아 최 중령은 이 여성을 서둘러 차량 밖으로 옮겼다.

여성은 약하게 의식이 있었지만,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차량 시트로 번진 불길을 혼자 힘으로 진압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최 중령은 인근에 있는 부대에 연락해 지원을 요청했고, 40대 여성을 차에서 50m 떨어진 곳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최 중령의 연락을 받은 부대원 25명은 5분 만에 소화기 등의 진압장비를 들고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부대원과 함께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자동차는 '펑펑' 소리를 내며 금세 불길에 휩싸였다.

더 이상 자체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최 중령은 부대원들과 멀찌감치 물러섰고, 119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의 응급처치를 받은 40대 여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무렵 불은 차량을 모두 태우고 인근 야산으로까지 번졌다.

최 중령과 부대원들은 119대원들을 도와 잔불 정리를 하며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힘을 보탰다.

1시간 동안 계속된 산불 진화를 끝내고 최 중령이 집에 들어온 시간은 오후 11시 30분이었다.

육군 32사단은 위험에 처한 민간인을 구조하고 산불 확산을 막은 최 중령의 공을 인정해 '사단장 표창장'을 수여했다.

최 중령은 "위험에 처한 국민을 구하는 건 군인의 임무"라며 "위험을 감수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탠 우리 부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