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설연휴 볼만한 공연은…힐링극 '킹키부츠'부터 명작 '캣츠'까지

By Yonhap

Published : Feb. 11, 2018 - 09:28

    • Link copied

연휴 맞아 대형 뮤지컬 20~30% 할인

평소 보고 싶은 뮤지컬이 있었다면 설 연휴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형 뮤지컬들의 티켓을 1년 중 가장 싼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설 연휴 기간에 열리는 공연에 한해 20~3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2월은 통상 '공연 비수기'로 불리지만 올해는 관객에게 이미 검증받은 흥행작들이 줄줄이 재공연되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 "있는 그대로의 나"…힐링극 '킹키부츠'·'빌리 엘리어트'·'레드북'

'킹키부츠'는 별난 외모의 '드랙퀸'(여장한 남자 가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즐겁고 경쾌하게 그린다.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 회사 사장 '찰리'가 드랙퀸 '롤라'와 함께 드랙퀸들이 신는 별난 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다시 살린다는 이야기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옷과 신발, 80년대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한 세련된 음악 등이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언뜻 화려함과 유머를 앞세운 많고 많은 쇼 뮤지컬 중 하나로 보일 수 있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너 자신이 되어라. 타인은 이미 차고 넘친다"는 힐링 메시지로 객석에 찡한 감동도 안긴다.

무엇보다 커다란 몸집을 딱 붙는 미니 원피스와 높은 굽 부츠에 욱여넣은 채 노래하고 춤추는 정성화·최재림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객석을 쥐었다 폈다 한다. 6만~14만원. ☎1588-5212

7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공연 중인 '빌리 엘리어트'는 탄광촌에서 발레리노의 꿈을 펼치는 소년의 여정을 그린다.

가난한 탄광촌 소년이 역경을 딛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향해 열정을 분출하는 모습 그 자체가 '희망'과 '힐링'이다.

실제 무대 위에서 빌리를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도 또 하나의 드라마다. 오디션 및 트레이닝 과정 '빌리 스쿨'에서 1년 반 동안 발레와 탭댄스 등을 연마한 아역 배우들의 순수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연기는 객석에 또 다른 감동을 안긴다.

2000년 개봉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두루 받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드라마 완성도도 뛰어난 편이다. 6만~14만원. ☎02-577-1987

창작뮤지컬 '레드북'도 차별과 편견을 딛고 자신의 욕망과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다.

보수적이었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엉뚱한 소설가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브라운'이 티격태격하며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로 이뤄졌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시대의 통념과 편견에 맞서 싸우는 진취적인 여성 혹은 개인의 모습이 경쾌하게 드러난다.

작년 1월 시범공연에서 호평받은 작품으로, 매무새를 다듬어 본 공연으로 올라왔다. 5만5천~8만5천원. ☎070-7789-2774

◇ 가슴 시린 사랑 '안나 카레니나' vs '더 라스트 키스'…믿고 보는 '캣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캣츠'도 설 연휴 기간 무대에 오른다.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이후 뛰어난 작품성과 예술성으로 세계에서 '가장 롱런하는 뮤지컬'에 등극한 명작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그린 뮤지컬로, 신비로운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의 정교한 동작과 화려한 춤, '메모리'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노래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 말 한국 뮤지컬 사상 첫 20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각기 다른 개성, 성격, 배경을 지닌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인생의 희로애락 그 자체다. 고양들의 노래와 대사는 사랑스럽고 재치 넘치지만, 그 안에 담긴 삶의 철학과 성찰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늘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객석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어린이 관객들도 즐거워하는 공연이다. 5만~15만원. ☎1577-3363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여성 관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화려한 무대로 옮긴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귀부인 '안나'가 안정적인 가정 대신 뒤늦게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 '브론스키'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러시아 90년 전통의 오페라·뮤지컬 극장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의 흥행작으로, 라이선스(외국 작품 판권을 사서 국내에서 제작) 뮤지컬로 제작된 건 이번 한국 무대가 처음이다.

방대한 소설을 3시간짜리 무대로 옮기다 보니 이야기 구조가 허술해진 측면이 있지만 '러시아다운' 볼거리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포만감은 확실히 안겨준다.

막이 오르면 실제 무대 위를 얼음판처럼 사용하는 스케이트장 장면, 러시아 귀족들의 화려한 무도회, 눈보라 치는 러시아 전경 등이 연달아 펼쳐진다.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장착한 무대 구조물, 적극적으로 사용된 조명, 200여 벌에 달하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의상들도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6만~14만원. ☎02-541-6236

'라스트 키스'는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가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 마리 베체라가 별장에서 동반 자살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를 원작으로 한다.

2012년, 2014년 두 차례 한국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를 정비해서 다시 올리는 작품이다. 초연에 비해 두 연인의 비극적 사랑이 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많다. 6만~14만원. ☎1577-6478(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