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술단 공연 본 관객들 "역시 우리는 한 민족"

  • Published : Feb 9, 2018 - 10:25
  • Updated : Feb 9, 2018 - 10:25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일 북한 예술단이 강릉아트센터에서 한 공연을 보고 나온 김현묵(86·강원 평창) 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이번과 같은 공연으로 남북이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이번 공연을 높이 평가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2018.2.8 [사진=연합뉴스]

이날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본 관객들은 김 씨와 같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강원도예총 회장인 이재한 씨는 예술단이 연주한 우리 노래 '어제 내린 비'가 인상적이었다며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는 한 민족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공연의 열기가 휴전선에도 전달돼 철조망이 봄 눈 녹듯 녹아 남북이 하나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열기가 대단했다"며 "'J에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최진사댁 셋째 딸' 등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열심히 준비한 표시가 났다"고 호평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아직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예술단이 남측 가요를 연주하는 등 관객들에게 다가서려고 했지만, 오랜 분단에서 오는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공연 기획 일을 한다는 이진성(60) 씨는 "우리한테는 아직 정서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 창법이 달랐다"며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연주도 조금 어색했다"고 평가했다.

북한 예술단의 이번 방남 공연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처음이다.

16년 만에 열린 이번 공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보여주듯, 관객들은 추운 날씨에도 공연을 5∼6시간 앞둔 점심 직후부터 강릉아트센터에 모여들기 시작해 긴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국내 언론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언론의 취재진도 운집해 이번 공연에 대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반영했다.

강릉아트센터로 들어오는 도로에 있는 육교 밑에는 보수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모여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 반대집회를 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온 이들은 '평양올림픽 아웃'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집회 참가자가 A4 용지 크기의 작은 인공기를 꺼내 불을 붙이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몸싸움을 벌인 일부 참가자는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강릉아트센터 주변과 인근 도로에 수백 명의 경력을 배치했고 강릉아트센터 앞 주차장에는 게이트를 설치해 공연 티켓을 가진 사람만 들여보내는 등 삼엄하게 통제했다.

경찰이 설치한 게이트 앞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수십 명이 한반도기를 흔들고 '우리는 하나다' 등 구호를 외치며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응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