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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격한 댓글' 문답, SNS서 논란

By Yonhap

Published : Jan. 11, 2018 -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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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격한 댓글'과 관련해 질문을 한 기자를 둘러싸고 SNS 등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회견 도중 질문권을 얻은 C비즈의 박 모 기자는 문 대통령에게 "정부 정책에 비판적 기사를 쓰면 격한 표현과 함께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린다. 지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그런 악플이나 문자를 통한 비난이나 트윗을 많이 당한 정치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와 생각이 같건 다르건 상관없이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표시다'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기자들도 그 부분에 대해 좀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예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오간 이 같은 문답은 여느 질의·응답과 다를 바 없었으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에서는 박 기자의 이름이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기자가 욕먹을 각오 안 하고 기사 쓸 거면 뭣 하러 기자 하나'라는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당사자인 박 기자는 기자수첩을 통해 "문답이 오간 이후 몇 분 지나지 않아 기자(본인)에게는 욕설 섞인 이메일과 SNS 메시지 수백 통, 기사 댓글 수천 건이 빗발쳤다"고 전했다. 이 기자 수첩에도 '징징거린다', '기레기'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판은 기자들만 한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욕할 자유는 ○○○○ 기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고 비판하면서 "정치인은 비판만 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비판하는 기자가 정당한지에 대해 국민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시대"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김형구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비뚤어진 팬덤 문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이 유감스럽다"면서 "해당 기자는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고 있고, 민주당 전직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공격을 선동하는 지경이다. 도를 넘는 공격적 언행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문 대통령의 성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