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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축구장 입장可...'짜증내는' 일부 사우디 男회교도

By Yonhap

Published : Dec. 26, 2017 -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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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남성 전유 공간이었던 축구 경기장에 여성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고 현지 언론들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 관중이 처음 입장할 수 있는 축구 경기는 다음달 12일 리야드의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알힐랄과 알이티하드의 프로 축구 경기다.

이로써 이슬람권에서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는 나라는 이란이 유일해졌다.

앞서 사우디 왕실은 올해 10월 여성의 운동경기 관람을 허용하겠다는 칙령을 내렸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긴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관습에 따라 여성은 남성 관중과 분리된 가족석에 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서 아직 남성 보호자 제도(여성이 외출할 때 남성 가족과 동행해야 하는 관습)가 폐지되지 않은 탓에 여성 혼자서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가족을 동반한 여성 관중 입장을 위해 리야드, 제다, 담맘 등 3곳의 경기장을 개조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축구가 사우디에서 가장 인기 높은 스포츠인 만큼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 허용에 대한 여론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남성 팬들은 축구가 남성적인 운동이므로 여성은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이번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고도 보도했다.

앞서 사우디는 올해 9월23일 건국의 날 행사가 열린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에 가족을 동반한 여성의 입장을 허용했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한 것은 아니지만 야외 스포츠 경기장에 여성이 남성과 함께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사우디는 내년 6월부터 여성의 자동차, 오토바이 운전을 허용하고, 내년 3월부터는 1980년대 초 금지했던 상업 영화관도 약 35년 만에 영업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다른 나라에선 당연하게 여기는 일이지만 사우디로선 매우 파격적인 이런 조치는 사우디의 실세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 계획에 따른 것이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를 온건한 이슬람국가로 다시 돌려놓는다면서 개혁 조치를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