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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역사' 허버드, 세계선수권 여자부 최중량급 2위

By Kim Min-joo

Published : Dec. 6, 2017 -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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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역사(力士)' 로렐 허버드(39·뉴질랜드)가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부 최중량급(90㎏ 이상) 2위를 차지했다.

성(性)을 바꾼 선수가 세계역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건 허버드가 처음이다.

허버드는 '역도 약소국' 뉴질랜드에서 남녀 합해 최초로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메달을 손에 쥔 선수로도 기록됐다.

허버드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51㎏을 들어 합계(275㎏) 2위에 올랐다.

이 체급 1위는 인상 126㎏, 용상 158㎏, 합계 284㎏을 기록한 사라 로블레스(29·미국)였다.

허버드는 목표로 세운 '합계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자신의 '여자부 최고 기록(종전 합계 273㎏)'을 경신했다.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났고,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4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성을 바꾼 후에도 허버드는 '역도선수'로 남길 바랐다.

수차례 남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한 허버드는 지난해 12월 테스토스테론이 세계역도연맹(IWF)이 제시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자 '여자 역도선수 자격'을 얻었다.

뉴질랜드의 트랜스젠더 역도선수 로렐 허버드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7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을 성공한 뒤 두 손을 모아 하트를 그리고 있다. 허버드는 이날 합계에서 2위에 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뉴질랜드의 트랜스젠더 역도선수 로렐 허버드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7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을 성공한 뒤 두 손을 모아 하트를 그리고 있다. 허버드는 이날 합계에서 2위에 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뉴질랜드 역도연맹은 올해 3월 허버드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허버드는 오세아니아 선수권에서 인상 127㎏, 용상 146㎏, 합계 273㎏으로 우승했다.

당시 뉴질랜드 언론은 "허버드의 아버지가 전 오클랜드 시티 시장인 딕 허버드다"라는 보도까지 하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허버드의 여자대회 참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컸다.

허버드와 경쟁했던 뉴질랜드 선수들은 "남자 선수와 싸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도 미국 코치가 "내가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남자'로 비판받을까 봐 말을 꺼내긴 어렵지만, 이 상황을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성전환 수술 전 개빈 허버드라는 이름으로 역도 남자대회에 출전한 그의 최고 기록은 19년 전인 1998년 작성한 합계 300㎏이다.

성전환 수술을 하면서 근육량이 줄고 기록도 떨어지긴 했지만 허버드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반대하는 선수들은 "이제 30대 후반인 허버드는 남자였어도 270㎏대 기록을 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아직 허버드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허버드는 역도 플랫폼 위에 꾸준히 서며 올림픽 출전까지 노릴 생각이다. 허버드는 내년 4월 호주에서 열리는 2018년 영연방 대회(커먼웰스 게임) 출전을 확정했다.

남자 역도선수에서 여자 역도선수로 변신한 허버드를 둘러싼 논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