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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 성추문 후보에 "어린이를 먹잇감 삼는 이들은 지옥에…"

By Yonhap

Published : Nov. 17, 2017 -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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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을 먹잇감으로 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지옥에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공화당 보궐선거 레이스에 나섰다가 과거 10대 소녀들을 '성추행'했다는 파문에 휘말린 로이 무어의 거취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15일(현지시간) 이처럼 일갈했다.

이방카 트럼프는 이날 AP통신이 입장을 묻자 "나는 아직 (무어 후보의) 타당한 해명을 듣지 못했다"며 "피해자의 주장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무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지는 않았다.

이방카의 이런 입장 표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고서도 워싱턴 정가를 강타한 로이 무어의 성추문 파문에 입을 닫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무어를 내치려는 급박한 움직임에 트럼프 대통령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이튿날인 15일 순방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이 무어 후보에 대한 입장을 질문하자 답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공화당 상원 서열 3위인 존 튠(사우스다코타) 의원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다"며 입장 표명을 주문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의 사퇴를 촉구하는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와 이날 전화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의원들의 이러한 압박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자신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WP는 백악관 고위 참모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가 반발에 직면하거나, 나아가 무어가 다음 달 보선에서 승리해 돌아오기라도 한다면 체면이 구겨지는 것을 넘어 정치적 타격마저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피해 여성들의 손을 들어주는 순간 지난해 대선 레이스에서 시끄러웠던 자신의 과거 성추행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냥 침묵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대로라면 공화당 텃밭인 앨라배마 주를 민주당에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성추행 혐의가 사실이면 무어 후보가 물러나는 옳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둔 상태다. 또 공화당 중앙당 격인 전국위원회와 무어 캠프의 공동 선거자금 모금위원회의 활동을 중단하는 것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 후보는 15일 밤 성명에서 "거짓 주장이 40년의 공직 이력을 압도하고 언론과 정치인으로 하여금 무고한 한 사람을 비난하게 하며, 잠재적으로 국가에 중요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단계에 우리는 있는가"라며 이번 사태가 '정치공작'임을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