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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트럼프, 핵무기 10배 증강 희망" vs 트럼프·美국방 "오보"

By Kim Min-joo

Published : Oct. 12, 2017 -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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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안보 분야 수뇌부 회의에서 핵전력의 10배 증강을 희망해 참석자들을 경악게 했다고 N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이 회의에 참석했던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멍청이' 발언도 이 회의 직후 나온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나선 데 이어 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성명을 내 "완전히 틀렸다"며 전면 부인했다.

(사진=연합뉴스-AFP) (사진=연합뉴스-AFP)

NBC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에서 문제의 회의가 열린 날은 지난 7월 20일. 북한과의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핵 협정을 둘러싼 이란과의 갈등이 있는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는 미국의 전 세계적 병력 및 군사작전 현황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 핵무기 보유량이 지속해서 감축된 상황을 보고받은 뒤 "보다 많은 양을 희망한다"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1960년대의 3만2천 기 수준으로 증강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틸러슨 장관과 합참 의장단이 깜짝 놀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미국 과학자 연맹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4천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제조약 준수와 예산 제약 등으로 볼 때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라며 핵 개발에 대한 법적, 현실적 장애물이 존재하며 현재의 미군이 핵 개발 절정기보다 훨씬 강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제동을 걸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주한미군에 관한 보고를 받고 "한국인들이 미국의 방어 지원에 대해 왜 더 고마워하지 않고 더 환영하지 않느냐"고 물어봤으며, 이에 대해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지원이 미국의 국가안보에도 궁극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설명을 했다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 전략가, 숀 스파이서 당시 백악관 대변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액면 그대로 실제적인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기보다는 미 병력 및 군사 장비의 추가적 투입에 대한 욕구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 회의가 끝나고 일부 참석자가 다시 모였을 때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멍청이'라고 하는 것을 일부 인사들이 들었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 증강 발언'과 틸러슨 장관의 '멍청이 발언'의 직접적 상관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가짜 NBC 뉴스가 내가 미국의 핵무기 10배 증강을 원했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순전한 소설"이라며 "내 품위를 떨어뜨리려고 만든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또 기자들에게 "우리는 증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나는 현대화를 원하며, 완전한 재건을 원한다. 그것은 최고의 상태로 있어야 한다"며 핵전력의 '현대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역겨운 언론은 쓰고 싶은 것은 뭐라도 쓸 수 있다"고 NBC 방송을 거듭 겨냥했다.

매티스 장관은 성명을 내 "대통령이 미 핵무기의 증강을 요구했다는 최근 보도들은 완전히 틀렸다"며 "이러한 종류의 잘못된 보도는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