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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女, 재판 본격화…

By Yonhap

Published : Oct. 2, 2017 -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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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동남아 출신 여성들에 대한 재판이 내주부터 본격화한다.

30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내달 2일 오전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올해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말레이시아 검찰은 두 달 이상의 기간에 걸쳐 진행될 이번 재판에 국내외 전문가 등 30∼40명을 증인으로 세워 피고인들의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고의로 살인을 저지를 경우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한 말레이시아 현지법상 유죄가 인정될 경우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

두 사람은 김정남 암살 2∼3일째 되는 날에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과 시외곽 호텔에서 각각 체포됐고, 현지 검찰은 지난 3월 1일 이들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사건의 민감성 때문에 이들에 대한 재판은 이후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도록 특별한 진척을 보이지 못해왔다.

피고인들은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말에 속았을 뿐이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 이들에게 VX 신경작용제를 주고 범행을 지시한 오종길,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 등 북한 국적자 4명은 범행 당일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시티 아이샤를 포섭한 인물로 알려진 북한 국적자 리지우(일명 제임스·30) 등은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숨어 있다가 3월 말 출국이 허용됐다.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전원 억류해 인질로 삼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말레이시아 당국이 굴복한 결과다.

말레이시아 현지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관련국에선 말레이시아가 북한 정권과 타협을 하는 바람에 '깃털'에 불과한 여성 피고들만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현지 언론은 이에 더해 치명적 독성을 지닌 화학무기가 하루 수만명이 이용하는 국제공항에서 사용됐는데도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 등 의문점이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규명될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