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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자던 외국인 연인 알고 보니 '로맨스 사기'

By 김민주

Published : July 26, 2017 -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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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이던 외국인 연인이 알고 보니 돈을 노린 사기꾼인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가 최근 기승을 부렸다.

해외 로맨스 스캠 조직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서 사기를 친 외국인 2명이 검거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42)씨 등 나이지이라 국적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등은 페이스북 등 SNS에서 남성 또는 여성들에게 접근, 마치 사귀는 사이처럼 친밀감을 쌓은 뒤 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총 41명에게서 6억4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A씨 공범들은 페이스북 프로필에 도용한 사진을 올려놓고, 여성 또는 남성들에게 친구신청을 하거나 쪽지를 보내 접근했다.

이들 공범은 유인책으로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 파병된 미군이라거나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자산가로 소개하고서는 상대방에게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해 환심을 샀다.

이렇게 2주 넘게 마치 연인 사이처럼 자주 연락하고, 심지어 결혼 약속까지 해 신뢰를 쌓고서는 점점 본색을 드러냈다.

이들은 파병 현지서 얻은 물품을 선물이나 상속금인 달러를 피해자에게 보내겠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해외에 있는 조직원들은 국내에 있는 A씨 등에게 지시를 내려 세관원이나 배송업체 직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이어 국내로 물건을 들여오려면 통관비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SNS서 만난 연인을 실제 본 적은 없었지만, 이들이 자산가이며 자신과 친밀한 사이로 믿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실제 통관비 등 명목의 돈을 보냈다.

이런 수법으로 A씨 일당에게 속은 사람은 남성 28명, 여성 13명 등 모두 41명이며, 피해액은 6억4천만원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고 1억300만원까지 이들의 꾐에 넘어가 입금했다.

그러나 A씨 일당이 피해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보내준 셀카나 물품 배송사진은 대부분 도용한 것이었다.

이성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페이스북 등에서 만난 낯선 외국인이 친구 요청을 하며 접근하면 일단 의심하고 친구 수락을 해선 안 된다"며 "특히 달러 등 물품 배송을 이유로 금품을 요구하면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장은 이어 "SNS 계정에 자신의 개인 정보를 많이 노출하는 것도 사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