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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해 임신한 여성에 징역 30년 선고

성폭행으로 임신한 뒤 화장실에서 사산아를 낳은 엘살바도르의 10대 여성이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7일(현지시간) 엘 디아리오 데 오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에벨린 베아트리스 에르난데스 크루스(19)에게 징역 30년 형을 선고했다.

에르난데스는 18세이던 지난해 4월 엘살바도르 동부 쿠스카틀란 시골 지역에 있는 자택의 재래식 화장실에서 아들을 사산하고 과다 출혈로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법원서 대기중인 에벨린 베아트리스 에르난데스 크루스 [엘 디아리오 데 오이 누리집 갈무리]
법원서 대기중인 에벨린 베아트리스 에르난데스 크루스 [엘 디아리오 데 오이 누리집 갈무리]

쓰러진 에르난데스를 발견한 어머니는 아기를 화장실에 놔둔 채 그녀만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의 신고로 에르난데스는 낙태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그녀는 몇 달간에 걸쳐 조직폭력배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두려움 탓에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에르난데스는 임신이 9개월까지 진행됐지만, 국부에서 간헐적 출혈이 계속되자 생리로 오인하고 임신에 따른 복통을 배가 아픈 것으로 여기는 바람에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에르난데스의 변호인은 공판 과정에서 "임신은 신고하지 않은 반복된 성폭행의 결과"라면서 "그녀는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고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그녀가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원하지 않는 출산이라 산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다"면서 "출산 후 아기를 화장실에 유기해 살해했다"고 맞섰다.

검찰은 재판 진행 중에 에르난데스가 낙태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분노에 의한 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의학 전문가들이 부검을 했지만 태아가 임신부 뱃속에서 이미 숨졌는지, 출산 이후에 사망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여성 법관은 검찰 측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에르난데스의 단독 범행이 아닌 어머니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했다.

에르난데스의 변호인은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모레나 에레라 낙태 처벌 반대를 위한 시민모임의 상임이사는 "이번 판결은 검사와 법관의 선입견에 기초하고 있다"며 "30년 형을 선고한 것은 엘살바도르의 사법정의 시스템이 직접적이며 충분한 증거 없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엘살바도르는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몰타, 니카라과, 로마 교황청과 함께 경우를 불문하고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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