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지나쌤

북한에 대한 핵선제공격?

By 임정요

Published : April 10, 2017 -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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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들어 공포심을 과도하게 부추기고, 인심을 소란케 하며, 완전히 무책임한 메시지들이 널리 연이어 유통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북한을 핵으로 선제공격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다. 핵선제공격은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전례없는 제노사이드를 수반할 것이다. 그것도 유엔이 세계에서 가장 억압받고 핍박받는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런 주장들은 근거없는, 가상의, 터무니 없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핵선제공격이 남북한 모두에게 종말론적 멸망을 의미할 수 있다는 점은 거론하지도 않는다. 핵선제공격은 한국민(남북한 모두)의 생명이 얼마나 철저히 무시당하는지 명백히 드러낼 것이다.

  영국 신문사 더인디펜던트는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과 프라이 박사는 미국에 대한 핵공격이 ‘수백만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킬지도 모른다고 썼지만, 미국이 북한을 핵공격했을 때 일반 북한주민들이 받을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는 또, “2014년 유엔은 북한사람들이 ‘절멸, 살해, 노예화, 고문, 감금, 강간, 강제낙태와 여타 성폭력, 정치적/종교적/인종적/성별에 따른 핍박, 강제이주, 강제실종, 지속적인 기근을 발생시키는 반인도적 행위’를 당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점을 상기시켜주었다.

  금년초 안드레이 란코브는 블룸버그 사설에서 “선제공격은 한미동맹을 파괴시킬 것이다. 많은 남한사람들이 미국의 선제공격행위를 범죄적 이기주의로 볼 것이다. 왜냐하면 남한에 훨씬 더 즉각적인 위협을 발생시킬 희생을 감수하고 미국의 멀리 있는 위협을 해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늘 강조하지만, 김정은의 ICBM 프로그램에 대한 소위 ‘선제’공격은 사실상 예방공격이다. 즉, 임박한 공격의 징후가 없더라도 적의 능력을 파괴하기 위해 공격하는 것이다.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학 외교학 교수이자 전직 미국국무부 관료도 3월 23일자 사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그(렉스 틸러슨)가 말한 의도가 미국정부가 북한의 ICBM개발과 시험발사를 막기 위해 군사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면 … 그런 행위를 선제 행위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임박한 공격에 대한 대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미국이 예방적 행위를 택하고 예방전쟁의 위험을 무릅쓴다는 표현이 맞다 ... 예를 들어 2003년 이라크전쟁은 예방전쟁이지 선제 행위는 아니었다. 도덕과 법, 분별력은 선제공격의 편에 서지 예방공격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는다.”

  예방공격은 근래 계속 선제공격이라는 잘못된 용어로 소개되고 있는데,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표현했듯이 ‘첫번째 한국전쟁(6.25)보다 훨씬 더 끔찍한 제2의 한국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 6.25는 약 5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부분 한국 민간인들이었다. 전쟁이 발발하면 피난갈 수 없는 한국의 민간인들이 또 다시 대규모로 사망할 것이다.

  1950-53년 6.25 전쟁이 중반에 도달하기 전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대통령에게 해고당한 맥아더 장군은 자신의 해고청문회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6.25전쟁은 한국을 거의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저는 평생에 그런 처절한 광경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저는 그 누구보다도 많은 유혈사태와 재앙을 목격했겠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구토가 올라왔습니다. 그런 파멸과 수천명의 여성과 아이들의 시체 등등을 목격한 후 저는 토했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6.25전쟁을 “인류 역사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도살현장”이라고 묘사했다.

  2월 27일자 동아일보 사설은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쟁 첫날 장사정포 등으로 생화학무기 31톤을 남한에 솓아부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로 인한 예상 희생자는 최고 28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화생방 방호기능이 있는 방공호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갈루치는 앞서 논설에서 “지금 현재 우리나 동맹국 어느 누구도 전쟁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이 ‘인도주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도 전혀 현실성이 없다. 예방공격은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잔학행위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수용소내 모든 수감자들을 학살하라는 북한의 확립된 정책이 곧바로 실행될 것이다. 이것은 김정은이 아주 신속하고 어렵지 않게 해치울 수 있는 일이다. 특히 북한의 수용소는 이런 일이 용이하도록 설계되었다.  

  더군다나 선제공격은 페리 전장관과 다른 여러사람들이 말했듯이 확전으로 치달아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 ‘지도에서 없어지는’ 단계에서 종결될 섬뜩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도대체 이 정도 크기의 나라에서 5백만명이 사망한 것보다도 “더 나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북한은 미국의 예방공격 이후 남한에 핵으로 반격할 수 있다. 그러면 무차별적인 ‘완전한’ 보복이 다시 북한을 때릴 것이다.

  필자는 미국시민권자이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필자에게 소중한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거주한다. 필자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당국에 간절히 청하는 바이다. 부디 미국인에게도, 한국인에게도, 또 동북아 지역이나 전 세계를 위해서도 결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없는 예방공격(또는 선제공격)을 실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북한사람들을 김정은으로부터 떼어놓는데 집중하는 강력한 맞춤형 정보캠페인에 착수하여, 김정은의 암살이나 생포 그리고 남북통일을 이끌어 내는 일이다.

  북한에서는 “2인자”로 간주되는 사람들조차 단순 소모용 졸개에 불과하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는 2인자가 없기 때문에 김정은 한 사람만 어떻게 되면 완전히 통일된다.”(12월 20일 조선일보 보도)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북한의 2인자였지만 끔찍하게 처형당했다. 장성택의 모든 연줄과 그들의 가족들도 아이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죽거나 극악무도한 수용소로 보내졌다. 장성택 숙청 이후 최룡해가 2인자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 또한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최룡해는 북한에서 최고위층으로 간주되는 인물로,  2014년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남한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최룡해도 2015년 좌천당했으며, 투옥되어 심지어 고문받았다는 보도도 있다.

  2015년 북한의 국방장관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군행사에 참석해서 꾸벅꾸벅 졸고, 김정은의 지시에 대꾸하였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북한 고위간부가 김정은의 기분에 따라 비인간적으로 버림 당한 유사케이스는 차고도 넘친다. 확실히 지금은 북한고위간부들도 공포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인권유린행위 완전중단,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전원 석방, 김정은에 대한 반대’를 따를 경우 통일한국에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조건부사면정책은 의심의 여지없이 매력적인 제안일 것이다. 

  필자는 북한 내 김정은에 대한 증오심이 높고, 김정은이 죽거나 북한에서 없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북녘동포들 뒤에 남한이 있고, 남한은 통일이 되면 북녘동포들을 받아들이고 환영할 것이라는 점이다.

  2월 9일 태 전공사는 “선제 타격은 정말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김정은을 들어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필자는 태 전공사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을 “평화적” 방법으로 신속히 제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시 말해, 북녘동포들에게 공감하고, 자비와 이해심을 가지고, 지혜와 전략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이 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3월 28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태 전공사는 “북한 주민의 자각에 의한 김정은 체제 붕괴를 위해 외부에서의 정보 유입” 을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태 전공사의 말이 맞다. 북한사람들이야말로 힘을 얻고, 지원을 받아 김정은을 몰아내는 장본인들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 방법으로 평화통일을 이루어내야 한다.

By Robert Park

Robert Park is a founding member of the nonpartisan Worldwide Coalition to Stop Genocide in North Korea, minister, musician and former prisoner of conscience. He can be reached at wcsgnk1@protonmail.com. -- 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