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Herald

피터빈트

'구조대 왔다'고 전화 끊었는데…"

By 신용배

Published : April 16, 2014 -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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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구조대 왔으니 끊을게 한 게 마지막  전 화에요."

"우리 딸이랑 둘이 있다고 들었어요. 구명조끼 입고 있을거니까 살아 있을 거에 요."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여객선을 탔다 16일 오전 침몰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어머니들은 손을 꼭 쥐며 서로 다독였다.

이날 오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 70여명이 모여든 전남  진도 군 팽목항에는 실낱같은 희망과 절규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오전 9시 44분 통화기록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긴 A양의 어머니는 "바다가  이렇게 찬데…. 어떻게 살아요"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나가는 구급대원에게 "혹시 이런 날씨에도 살 수있나요? 구명조끼는 입었다고 들었어요"라며 물었고, "공기만 있으면 하루 만에 구조된 적도 있었습니다"라는  말 을 듣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뒤 남학생으로 보이는 시신을 인양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쓰러질 듯 주저앉으며 오열했다.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여학생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부 가족은  휴대전 화를 걸어 빨간 옷을 입었는지 확인하다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절규 하는 등 곳곳에서 안타까운 모습이 이어졌다.

 일부 가족은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에게 "왜 정확하게 부상자와 실종자 수를  밝히지 않느냐"며 강하게 항의하다 상황판과 천막을 걷어차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도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현장에 경비정을 급파해 공개하겠다 "고 밝히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제주에서 사고 현장에 달려와 기다린 지 5시간이 넘었는데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실종자를 구조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분통 을 터뜨렸다.

어둠이 내리면서 기온도 뚝 떨어져 애타게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가슴은  바 싹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