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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궁' 김동욱 '성원대군은 불쌍한 캐릭터'

By 양승진

Published : June 18, 2012 -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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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 김동욱이 돌아왔다.

 <발레교습소>의 우울한 소년가장, <커피프린스>의 발랄한 하림의 여운은 찾기 힘들다. 최근 개봉한 김대승 감독의 <후궁: 제왕의 첩>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불운하고 유약한 왕자가 광기와 욕망에 사로잡힌 제왕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뜩할 정도로 설득력있게 표현해낸다.

주연 배우들의 노출을 화두로 한 선정적인 홍보 마케팅 끝에 베일을 벗은 <후궁>은, 사실 단순히 "에로틱 사극"으로 정의내리기엔 굉장히 복잡다단하고 다양한 욕망과 가치가 상충하는 영화다. 슬픈 제왕 "성원 대군"으로 돌아온 김동욱을 만났다.

Actor Kim Dong-wook                                                           (Chung Hee-cho/The Korea Herald) Actor Kim Dong-wook                                                           (Chung Hee-cho/The Korea Herald)

- 첫 사극 주연이다. 성원 대군이란 캐릭터의 어떤 면에 끌렸나.

▶ (끌렸다기 보다는) 일단 가여웠다. 성원은 화연을 만나기 전까지 단 한번도 누군가를 진정한 의미에서 사랑한 적도, 사랑 받아본 적도 없는 인물이다. 아주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본인의 인생을 자신의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도 가지지 못한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왕이 된다. 이렇듯 모순된 상황에 놓여있음과 동시에 감정의 폭과 변화가 매우 큰 인물이고, 그래서 욕심이 많이 났던 것 같다.

- 성원대군과 스스로가 비슷한 점이 있다면?

▶ 나 역시 (성원이 화연을 사랑하듯) 그렇게 사랑해 본 적이 있다. 그렇게 많이, 아주 열렬히. 이건 집착이 아닐까 생각했던 경험이 있다. 남이 무슨 얘기를 해도 귀에 안 들어오고, 내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고, 무작정 좋아하고 좋다고 표현하는 거 밖에는 수가 없는 거 같고 그랬었다. 그 마음이 성원의 감정과 조금은 비슷했지 않나 싶다.

- 영화에서 화연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주변 인물들을 잔인하게 조종하고 이용한다. 본인은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나.

▶ 개인적으로 내가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러나 화연이란 인물은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화연은 자기 목숨만이 아니라 아들의 목숨도 지켜야 한다. 핏줄인 아버지도 잃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잃었다. 잃은 것도 많고 지켜야 할 것도 많은 여자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본다.

- 배우들의 노출에 촛점을 둔 영화의 홍보 마케팅이 실제 내용과 약간 핀트가 어긋나 있다는 느낌도 있다.

▶ 그래서 꼭 좀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현재 언론에서 이슈화 되는 부분은 영화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것만으로 작품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를 본 이후에 관객들이 느끼는 건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영화에 대해 설명할 방법이 없다. 관람 이후에도 역시 뭐 그렇더라라는 반응이라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충분히 그렇지만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다.

- 성원대군의 비극은 처음부터 정상적이지 않았던 어머니와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일방적인 통제와 집착으로 이뤄진 성원과 대비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했나.

▶ 대비는 성원을 너무 사랑한거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그런데 그게 성원에게 따뜻한 모정으로 느껴졌을리는 만무하고. 그래도 참고 견딘 건 어쨌든 어머니가 나를 사랑한다고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거고, 참고, 배신하지 않고,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그렇게 지낸거다. 아마 그게 유일한 사랑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을거다. 그런데 화연에게 느끼는 감정은 이제껏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것과는 매우 달랐던 거지.

성원이 왕이 된 후 보여주는 집착을 포함한 많은 것들은 실은 어머니 때문이다. 이제껏 익숙해져 있었던 삶의 방식을 한번도 깨본 적 없고, 깨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었던 인간이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에 휘말리는 거다. 휘말려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린다. 김대승 감독님과 이런 얘기는 했었다. 화연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보면 어머니인 대비에게 못 받은 것을 얻고자 하려는 것일수도 있다고. 일종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수도 있고. 아주 어린 아이일때 아버지 없이 그렇게 어머니와 단둘이 죽을 고비를 넘긴 인물이니까.

- <발레교습소>의 어두운 소년가장, <커피프린스>의 발랄한 하림 등 그동안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론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 이제껏 쉬웠던 배역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힘들었지만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던 작품은 <국가대표>였다. <후궁>을 끝낸 직후라 그런지 지금은 무조건 유쾌한 역할을 하고 싶다.

코리아헤럴드 이다영 (Claire Lee) 기자 

dyc@heraldcorp.com


한글-영어기사 링크
http://view.koreaherald.com/kh/view.php?ud=20120530001062&cpv=0